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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채권·유가 동반하락…‘투자 피난처’가 없다
도이체방크 가격추적 70개 자산군
올 90%가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월가 ‘방어적인 투자전략’ 목소리
“R의 공포 아니지만 대비는 해야”


25년만에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주식과 채권의 동반 하락과 국제 유가 등 상품 가격의 하락 속에 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선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아직 경기침체(Recession)를 뜻하는 ‘R의 공포’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가 가격을 추적하는 70개 자산군 가운데 90%가 올해 11월 중순까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37개 자산군 가운데 84%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지난 19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이들 자산군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비중은 1%에 그쳤다.

먼저 주식 부문의 성과가 좋지 못하다. 미국과 유럽, 중국, 한국 등 주요 지역의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도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가격 역시 올해 하락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상 속에 채권과 함께 금 가격도 전년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담당인 벨린다 보아는 “글로벌 주식과 채권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25년만에 처음”이라며, “증시와 채권의 올해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와 같은 상품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 원유가격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유가 요구 속에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상태다.

그 외에 미국 달러 대비 신흥국의 통화 가치 역시 크게 하락했으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까지도 최근 5000달러 밑으로 폭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선 강세장 지속에 대한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BS그룹은 S&P 지수에 대한 투자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향후 추가적인 주가 하락에 대비해 풋옵션을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UBS의 제리 루카스 수석 투자자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내년 미국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월가가 경기 침체를 숙고하고 있는 분위기를 전하면서 지난 9월 이후 S&P500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며 3조달러 이상 사라졌고, S&P 500 기업의 37%만 200일 평균 주가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는 일각의 우려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부 월가의 방어적인 투자자들은 JP모건의 전략가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야스가 이끌고 있는 경기 침체 시나리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시오 제너럴의 롤란드 칼로얀 전략가는 “최근 월가가 경기침체를 뜻하는 ‘R’을 떠올린 것은 주식 시장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면서, S&P 지수가 올해 9월에 기록한 최고치보다 18%나 낮은 2400에 내년을 마감할 가능성도 내놨다.

하지만 월가에선 실업률이나 채권 수익률 등 경기침체 우려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 보다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를 감안해 투자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IAA의 크리스 자카렐리 수석 투자자는 “글로벌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자산과 상품을 감안할 때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연준이 다음 6개월 이상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글로벌 경제 성장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는 것은 숨기기 힘든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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