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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호황 美경제 2020년 제동걸린다”

전문가 “감세·금리·무역전쟁…2009년 서브프라임사태 재연 우려”

나홀로 호황을 구가했던 미국이 오는 2020년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경고 신호가 점점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감세 효과가 다하고 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화 하면서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9조달러로 불어난 기업부채는 미 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지목됐다. 금리인상ㆍ경제둔화와 맞물리면서 2009년 미국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서브프라임 사태가 10여 년만에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모든 경제 지표가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면서 2020년 위기론에 한목소리를 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10명의 이코노미스트, 전략가,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2.4%로 예측했다. 지난 3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3.5%로 잠정 집계된 바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역시 2019년 하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내년 미국의 성장률을 2.7%, 내후년 2.1%로 내다봤다. 비록 월가 전문가들보다 높은 전망치였지만 2020년부터 큰 폭의 꺾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일치했다.

미국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이끌 주요인으로는 감세효과 약화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상, 무역전쟁 및 관세부과 등이 꼽혔다.

그동안 미국의 경기 호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과 연방정부의 지출 확대 등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러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은 추가로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나티식스의 조셉 라보그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상황은 연준에 달려있다”면서 “만약 연준이 현재 속도로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2020년 상반기에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루톨드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벌써 많은 긴축이 진행됐다”면서 “세계적으로 성장은 느리고 금리는 오르는데, 이런 긴축이 이어지면 성장은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기업과 소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만약 내년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가 붙는다면 세금은 1000억달러 증가할 것이고 이는 소비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에 이어 내년 2000억달러에 대해 세율을 25%로 인상 적용할 예정이다.

소비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 위축은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심리지수는 97.5로, 전월의 98.6보다 하락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저금리 정책에 기대 미국의 기업부채가 최고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에 따르면 2007년 4조9000억달러 상당이었던 기업부채 규모는 올해 중반을 기준으로 9조100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무려 86% 증가한 셈이다. 기업차입자의 총부채 대비 현금비율은 지난해 기준 12%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부채상환 부담이 높아지고 기업수익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CNBC는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부채 문제가 향후 12~18개월 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폭락한 증시가 경제 조기경보 신호라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지표로 봤을 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세지만 주식시장이 때때로 조기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한다”면서 “증시 추락은 경제 지표가 변화하기 전에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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