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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ANG’ 1100조원 ‘증발’…“뉴욕증시 하락세는 美경기침체 조기경보”
[사진=EPA연합뉴스]
뉴욕 3대 지수, 올해 상승분 반납
수익성 둔화·무역전쟁·각국 경제위축
“투자자, 내년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신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 들어 뉴욕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던 5대 정보·기술(IT)주의 급락과 함께 주요 3대 지수의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조정 국면에 들어선 증시는 미국 경제 둔화를 경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로 해석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모두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각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기록했던 2만4824.01, 2695.81, 7006.90 밑으로 미끄러졌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기에 들어섰다.

IT 대표주인 ‘팡’(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추락은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이들 종목은 일제히 52주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조달러(약 1128조원) 증발했다.

NYT는 “애플과 아마존은 올 들어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고, 알파벳도 시총 9000만달러를 넘봤었다”며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하는 거래에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수익성 둔화 우려에 더해 IT 업계를 향한 각국 정부의 규제 압박은 이들 기업의 주가 향방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들어서만 애플의 목표주가를 세 차례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증시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스위스 UBP 쿤 차우 전략가는 “시총이 큰 종목은 거시적인 변화와 관련된 두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중이 지적재산과 혁신을 놓고 골치 아픈 전투를 벌인 가운데 양국 정상 대화에 대한 낮은 기대는 IT주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경제 성장세 둔화의 신호로도 읽히고 있다. 낮은 실업률, 기업이익 증가 등 강한 경제 성장 속에서 주가 하락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식은 경제 지표가 나오기 전에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경제학자는 “투자자들이 내년 약한 성장과 이것이 기업실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미국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요 7개국(G7)에 속하는 일본, 독일 등에서도 무역·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NYT는 “올해 미국 경제는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런 문제는 결국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감세정책은 효과를 다했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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