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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디자인 ‘소비자 삶의 질’ 높인다
딱딱한 은행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타벅스 카페와 같은 영업점을 구현해 지역 대표은행으로 성장한 미국 오리건주의 움프쿠아뱅크.

고객 경험 바탕 서비스모델 개발
고부가가치 창출…제조업계 화두로

후드 제조사 ‘하츠’ 렌탈로 진출
현대차 모빌리티 솔루션업체 지향
매출·고용·생산성 향상에 큰 성과
금융·복지·의료 등으로 영역확대


디자인이 기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사용자경험(UX) 중심의 가치를 창출하고, 욕구충족은 물론 내재적 문제까지 해결하는 ‘서비스디자인’의 역할이 차츰 커지고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발굴하려는 산업계의 노력도 활발해졌다. 서비스디자인이란 고객경험과 서비스, 비즈니스모델 개발까지 확장된 디자인의 역할을 일컫는다.

12일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디자인 산업 규모는 2012년 1조9173억원에서 2016년 2조3350억원으로 5년 새 21.8% 가량 늘었다. 서비스디자인을 연구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해주며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산업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제품의 형태와 기능이 중시되지만 앞으로는 욕구를 해결하는 제품의 경험이 선택의 핵심요소가 된다. 소비자는 갈수록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서비스디자인은 2012년께 국내에 소개됐다. 서비스디자인 활용 기업은 매출, 고용, 생산성 부문에서 비활용 기업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주방용 후드 전문기업인 하츠는 주방가구업체에 후드를 제조해 납품하던 B2B기업서 벗어나 서비스디자인을 적용, B2C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후드 제조뿐 아니라 후드를 대여(렌탈)하고 청결하게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부가가치도 향상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공유와 모빌리티 등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에 바탕을 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가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최근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총 3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그런 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세계 3위의 차량공유 기업이다.

IBM iX스튜디오 서승교 이사는 “서비스디자인은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형태가 아닌 고객가치를 디자인하는 일”이라며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안된 서비스만이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고객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분석력과 공감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널엑스 곽승훈 대표는 “사용자경험에서 나아가 이제는 그 대상을 이해관계자로 확대해야 한다. 최근 서비스디자인의 화두는 비즈니스간 융합, ICT를 활용한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디자인의 이런 융합적 특성으로 인해 활용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제조산업은 물론 금융, 복지, 의료, 교육, 치안 분야에도 활용돼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중이다.

의료·복지 등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전달과 환경·에너지·교통·주거 등 도시문제에도 해법을 제공한다. 이는 서비스디자인이 결과 보다는 원인을 찾아내는데 기여하고 해결함으로써 문제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개인화, 고령화, 복잡다기화의 양상을 띨 것이고 기업들은 기존의 경영방식으로는 사회의 이런 요구를 채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사용자를 가장 잘 알아야 하고, 사용자의 맥락을 잘 이해하는 기업, 기관, 정부가 선택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디자인진흥원 윤주현 원장은 “서비스디자인이 공공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특히 공공서비스는 시장경쟁을 통해 개선되기 힘든 영역이고 동시에 국민에게 끼치는 파급력은 큰 만큼 디자인이 개입하면 국민 삶 개선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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