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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고시원 화재 7명 사망…“스프링클러도 없었다”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자 18명 대부분 3층 거주
새벽·출입구 불타 대피 어려워
“대부분 일용직…건물도 노후화”


9일 오전 5시께 서울 도심에 위치한 노후 고시원에서 불이 나 최소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화재 발생 지점은 3층 출입구 인근으로 추정, 소방당국은 대부분 일용직이던 거주자들이 새벽시간 대피에 어려움을 겪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께 찾은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변 국일고시원 화재 현장은 화재 발생 3시간, 진압 1시간 여가 지난 상황에도 탄내가 진동했다. 인근에 출동한 소방차량만 십여대. 경찰서와 소방서가 설치한 바리케이트로 현장은 통제된 상태였다. 종로소방서ㆍ보건소ㆍ경찰서가 합동으로 진행한 화재상황 브리핑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 7명, 부상자 11명 등 총 18명에 달했다.

화재를 최초 목격한 신고자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것은 고시원 3층 출입구 인근에 위치한 302~303호 부근이었다. 출입문 주변에서 발생한 화재가 거세진 바람에 객실에 있던 거주자들은 대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상자 18명 중 4층의 옥탑방에 거주하던 정모(62) 씨를 제외한 나머지 17명은 모두 3층에서 사고를 당했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출입문 외에도 완강기로 연결된 비상탈출구가 존재했지만, 새벽 이른시간대 화재를 발견한 거주자들이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시원 옆건물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김철수(70) 씨는 “오전 5시 30분께 출근했는데, 화재진압을 위해 사람들이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면서 “인공호흡과 CPR을 진행하면서, 고시원 앞 인근은 아수라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건물은 노후화된 상태라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권 서장은 “객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없고 경보형 (화재)감지기와 비상벨만 있었다”고 말했다.

각종 고시원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고시원의 객실수는 총 52곳. 많은 거주자가 생활하는 공간 임에도 화재 상황에 대한 대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지역은 주로 철기구와 환풍구 등 철물을 주로 취급하는 상가들이 밀집돼 있다. 이곳은 지방에서 올라온 서민층들이 거주했던 장소로 광복과 6ㆍ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상가가 형성됐다. 그만큼 노후화가 심한 건물이 많다.

인근에서 C한식당을 운영하는 임점남(62) 여사는 “열흘 전에도 인근에서 불이 나 수리를 진행했다”면서 “청계천 안쪽 건물들은 노후화가 정도가 크게 심한 상황이다”라고 귀띔했다.

상인들은 거리에 인적이 드물고 모두가 잠든 시간인 이날 오전 5시께 화재가 발생한 탓에 피해가 컸다고 했다.

인근 상인 A 씨는 “화재가 발생한 시간에는 출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화재가 발생해도 보행자가 없으니 확인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상인 김모(57) 씨는 “주로 오전 6시30분께 인근 가게가 다 문을 연다”면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노후화된 건물에도 탓에 피해가 적지만, 거주자들은 어려움을 격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소방과 경찰 등 관계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가 진화된 후 감식반을 투입해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감식과 함께 폐쇄회로(CC)TV 확보로 전체적으로 화재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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