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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현 “검사 이전에 강제추행 피해자 한 사람으로 민사소송 제기”
서지현 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폭력 피해는 남녀가 아닌 권력 문제”
-“가해자 프레임으로 피해자 바라보는 비정상 정상화해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직검사 이전에,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올해 초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5ㆍ사법연수원 33기) 검사는 6일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해배상 청구는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지금까지 피해를 당했고,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낸 상태다.

그는 지난 10개월간 2차 피해로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정치에 출마한다더라,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다더라 등 온갖 음해를 당했다”며 “굉장히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왜 성폭행 피해자는 우울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는 남녀가 아닌 권력 문제였다”며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상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가해자의 프레임으로 피해자를 바라보는 비정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해자에게 지워진 엄격한 잣대와 비난들이 가해자를 향해야 한다”며 “가해자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진실을) 무마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서 검사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 낸 소장에서 “공개된 자리에서 안 전 검 사장의 강제추행 행위로 인해 입은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또 부당한 인사 때문에 2차례 유산을 하는 등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밝혔다. 국가를 상대로도 “안 전 검사장 등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법을 위반해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의 소송 대리는 판사 출신의 서기호 변호사가 맡았다.

서 검사는 올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8년 전인 2010년 장례식장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안 전 검사장의 보복조치로 인해 자신이 2015년 통영지청으로 발령났다고도 주장했다.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려 안 전 검사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미 고소 기간이 지나 공소사실에 혐의를 포함하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한 1심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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