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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가급등 원치않는다”
美 이란 제재 첫날 석유시장 차분
WTI 0.1% 내린 63.10 달러 거래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이 시작된 5일(현지시간) 국제 석유시장은 매우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제재가 예고됐고,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면서 시장 충격이 완화됐다는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 세계 석유 가격을 치솟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선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일보다 배럴당 0.04달러(0.1%) 내린 6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시장의 12월물 브렌트유 역시 약보합세를 보였다.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2%를 줄일 수 있는 이란 제재가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이 무덤덤한 것은 지난 8월에 이은 2차 제재 복원이 이미 예고된데다 제재도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는 5일 이란 핵합의 탈퇴에 따른 2단계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컨드리 보이콧까지 동원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석유 가격이 오르길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원유 제재로 인한 시장 충격파를 초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한하더라도 유가가 급등할 경우 이란이 받을 경제적인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중장기 유가 전망은 유동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이란 제재 효과, 터키 등을 통한 이란산 원유의 밀수가 어느정도나 이뤄지느냐 등을 향후 국제 유가의 변수로 꼽았다. 또 만약 이란이 페르시아만 석유 수출의 중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사우디 또는 이스라엘에 군사행동을 가하는 것도 유가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금융 조사업체인 반얀 힐의 매트 바디알리 수석 분석가는 “이란 제재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석유 생산량이 하루 90만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유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은 추가적으로 나올 석유 생산량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다”며, “하루 50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 회사인 크레센트 석유의 바드르 H. 자파르 회장은 사우디가 지속해서 높은 생산량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함께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앙골라, 리비아 등의 생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가가 다시금 배럴당 80달러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세계 석유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사우디 아람코의 사다드 이브라힘 알 후세이니 전직 부사장은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OPEC이나 러시아, 브라질의 생산 등 새로운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란 제재 복원을 알리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이란 정권이 현재의 혁명적 행로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이란 정권은 정상국가처럼 행동하든지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보든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단순히 핵합의 수정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까지 노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이란 제재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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