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함께 하는 페미니즘’(남함페)가 27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남함페 회원을 포함해 40여명의 남성이 참석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차가해 규탄한다.” “당당위는 2차 가해.” “사법정의 타락말라.”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가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의 혜화역 집회에 맞서 같은 날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100여명이 참석한 당당위 집회와 마찬가지로 예상보다 적은 참여인원으로 진행됐다. 오후 3시 기준으로 4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남함페는 27일 오후 1시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당당위 집회는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고 규탄했다. 남함페는 페미니즘을 공부하고자 하는 남성들이 주가 돼 조직한 소모임이다. 현재 회원 중 3분의 2가 남성이다.
남함페 측은 “엉덩이를 만지는 성추행 순간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지 않았으므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당당위의 주장을 비판하며, “자유심증주의를 택한 한국 형사소송법상으론 정황증거와 직접증거의 위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CCTV 영상증거와 상통하는 정황을 보였고 이에 따라 합당하게 유죄판결이 났다는 주장이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당당위는 사법판결을 감성팔이, 눈물팔이라고 하면서 2차 가해는 아니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 당당위가 생겼을 때 기본 취지에 동의한 제 자신이 창피하다”며 “피해자에게 증거부터 대라는 주장은 CCTV가 없는 곳에선 증거를 대기 어려운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회는 당당위에 맞선 시위로 기획 됐지만 양측 집회 모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참가했다. 앞서 두 단체 간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일었으나 100m 이상 떨어진 위치에서 충돌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김모(22) 씨는 “생각보다 두 집회 모두 인원이 적은 것을 보면 아직까지 남성들이 젠더 문제를 주제로 거리로 나올만한 동인이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그럼에도 남성들이 당당위가 아닌 성평등 진영에서 집회하고 있음을 보여준 데 이번 집회의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