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장구 착용하고 메르스 옮는 불상사 반복 막아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병원이나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유해물질 노출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러나 실제 마스크를 착용해도 얼굴과 밀착이 안 돼 사실상 효과가 없는 마스크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에서 사용하는 마스크의 경우 10개 중 8개는 사실상 불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제조업과 보건의료업 종사자 2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호흡보호구 밀착도 검사’ 결과 122명(52.1%)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일부 마스크는 부적합 비율이 무려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의료업종에 사용되는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의 경우에는 검사 대상인 52개 제품 중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이 고작 9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43개 제품은 얼굴과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사실상 마스크를 써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반면형 마스크의 경우에는 총 102개 제품 중 78개 제품이 적합 판정을 받아 비교적 높은 통과율을 보였다. 제조업용 전면형 마스크 역시 통과율이 66.7%로 보건의료용 마스크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사진=123rf] |
성별로는 남성의 부적합 비율이 45.7%인데 반해, 여성은 76%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부적합 비율이 높은 이유는 남성에 비해 얼굴이 작아 턱과 콧등 사이에 공간이 생겨 외부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이 지목됐다.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는 저렴하고 가벼워 실제 현장에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지만, 정작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틈새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로 활동량이 많은 제조업이나 보건의료업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호흡보호구 착용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처럼, 제대로 착용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며 “2년에 한 번은 밀착도 검사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하고, 개인에게 맞는 보호구 지급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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