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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놓은 자식’ 취급받은 KDB생명...매각 암울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
이동걸 회장, 국감 ‘강경 발언’
주인도 ‘별로’인데...“누가 사나”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수장이 공개적으로 ‘내놓은 자식’ 취급을 하면서 향후 매각이 더욱 암울해졌다. 주인도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를 누가 인수하겠냐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KDB생명에 대해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라며 작심 발언을 했다. 인수 직전 3년간 누적 적자가 7500억원에 이르는데도 인수 이유도 모르고, 인수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잎서 감사원이 지난 2011년 10월에 진행한 산업은행 감사에서 산은이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할 당시 이 회사의 주당 순자산가치가 -152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았는데도 회계법인 등 재무실사를 거치지 않고 금호생명을 주당 5000원에 인수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금호생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2589억원의 손실 발생 우려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산은은 KDB생명을 인수한 후 10년간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지만 아직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했다.

2009년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이 업계 톱 5 도약을 공언하며 인수한 이후, 산은 출신 임원이 최고경영자로 여러차례 KDB를 이끌었지만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이 회장도 “(산업은행 주도의) 구조조정 기업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보인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인정했다.

이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산업은행이 손실을 보더라도 (KDB생명은)매각하는게 정답이다”이라고 말하는 등 KDB생명을 하루라도 빨리 떼어 내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KDB생명의 경영정상화를 먼저 해 협상력을 높인 후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매각 전략이 선회한 것이다.

이번 국감을 통해 산은 내 KDB생명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매각이 오히려 요원해졌다는 게 산은 안밖의 중론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KDB생명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는데도 이 회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산은 내부적으로도 KDB생명에 대한 기대를 버린 것”이라며 “최근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시장에 중소형 보험사가 매물이 많이 나온 상황에서 KDB생명이 예비 인수자들에게 매력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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