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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불안감에 흔들린 정유株, 지금이 살때?

- IMO2020 연기 우려, 중동정세 급변에 정유주 조정
- 사우디 언론인 사망으로 美-사우디 관계 파국 가능성 낮아
- 유가 안정 시 수요 회복되며 정유주 수혜 가능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유가 흐름에 올라탔던 정유주가 미국과 중동에서 불어온 정치적 불안에 주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박유 환경 규제에 제동을 건데다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석유 수급 상황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적 변동성은 곧 해소되면서 정유업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만큼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73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는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정유사들의 재고평가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정유주 중에도 정유 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혜가 점쳐지면서 관련주들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GS칼텍스의 매출 비중이 높지만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GS가 8%가량 상승한 반면 순수 정유주로 분류되는 S-OIL(에쓰 오일)은 하반기 들어 한때 33%까지 상승했다. 2차전지 사업과 정유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도 17%나 올랐다.

그러나 대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근 정유주가 조정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MO(국제해사기구) 2020 규제 시행을 연기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이 규제는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재 3.5%에서 2020년 1월부터 0.5%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IMO2020이 시행되면 추가적인 원유 수요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져 유가 추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달가워할리 없다. 


국내 정유사들은 IMO2020 시행에 대비해 발빠르게 값싼 중질유를 휘발유와 경유로 바꾸는 고도화 설비와 탈황 시설 구축에 투자하며 규제 시행의 수혜자로 부각됐다. IMO2020 시행이 연기될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조정을 야기한 것.

하지만 이같은 정치적 압력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유엔 산하기구인 IMO의 규정을 개정하려면 22개월 이상 소요돼 시간적으로 연기가 어려운데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미국의 메이저 정유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급변하는 중동정세도 정유주에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사우디아라비아 검찰은 실종됐던 언론인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요원들과의 몸싸움 중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건 직후 사우디에 대한 국제 제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75달러 선을 위협했던 유가는 자국 요원들의 범행을 인정한 사우디 검찰 발표가 나오면서 다시 70선 아래로 급락했다. 이란에 이어 사우디 산 원유 수출도 제재를 받거나 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중동정세의 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없는 만큼 유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사건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터키는 사우디로부터 가장 많은 투자를 받고 있고 미국 역시 이란 산 원유를 대체할 석유 증산 계획의 파트너인 사우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세 나라가 사우디 검찰의 발표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경우 정유주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급격하기 높아지면서 휘발유마진이 연중 최저치인 배럴당 7.8달러까지 떨어졌고 미국 휘발유 재고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등 수요부진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진 현대차 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화되면 재고평가 이익이 감소할 수 있겠지만 신흥국 통화약세와 유가상승으로 부진을 겪은 일부 국가의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면서 “내년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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