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식사하면 용문역까지 버스 공짜”…주차장 가득찬 호객차량 ‘눈살’
“편의제공 좋지만 음식 비싸” 불평

“가볍게 둘러보시고, 내려와서 식사하세요. 그럼 셔틀버스 제공합니다.” “전철 시간 맞춰 드립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등산복을 입은 중년 남성들이 소리쳤다. 위치는 경기 양평군 중앙선 용문역 에스컬레이터 앞. 시내버스 정거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장소였다. 그 뒤로는 이어진 주차장에는 소형버스와 승합차량들이 서 있다. 차량 앞과 옆에는 소속 식당의 이름과 전화번호들이 큼지막하게 박혀있었다. 본래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위치해 있는 곳이다. 주차된 차량들 뒤로 붙은 플래카드에는 푸른색과 붉은색 글씨로 ‘주차장 내 영업금지’라는 글자가 인쇄돼 있다.

지난 14일 찾은 용문역 앞 주차장은 호객행위에 나선 상인들의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단풍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가을이지만 이 곳 상인들의 호객행위로 훼손되고 있다. 국립공원과 유원지 앞, 한강둔치등을 찾는 관광객들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모으려는 행동이다.

용문역 앞 호객행위는 용문관광단지와 용문역간 거리가 9km 떨어진 데서 기인한다. 시내버스가 한 시간에 2번 남짓밖에 운영되지 않으니 승합차를 셔틀로 운영하면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호객행위는 용문관광단지 인근에 가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가게 입구마다 늘어선 중년 여성들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가게가 음식을 잘한다”면서 영업을 했다. 확인한 결과, 인근 식당의 음식들은 대동소이했다. 정식 1인분 기준 1만~1만5000원 수준이다. 전골류는 3만5000원 이상, 오리와 닭요리는 5만원 정도였다. 일반 시내 음식점보다 비싼 편이다.

이에 호객행위에 대한 관광객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편의성을 제공해주니 좋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음식이 형편없다’, ‘호객행위가 거슬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장진석(29) 씨는 이날 셔틀버스를 타고 용문 관광단지에 왔다. 그는 “원래 용문사 관광을 마치고 내려와서 식사를 할 계획이었다”면서 “셔틀버스 덕분에 편하게 역을 오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주부 양진주(51) 씨는 “음식이 간도 안맞고 맛 있는 편도 아니었다”면서 “셔틀버스 비용이 들어가 있겠거니 하면서 참고 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크게 불만을 드러냈다. 주말 장터를 맞아 용문역에 온 자영업자 김모(62) 씨는 “주말과 휴가철만 되면 용문역 앞 주차장이 호객행위하는 차량들로 가득찬다”면서 “차를 대놨다가 빼려고 해도 호객행위 차량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용문터미널 인근 A 식당의 종업원은 “용문관광단지가 발전하면 지역주민들이 다같이 혜택을 누려야 하는데, 차량을 이용해 관광객을 쏙 빼가니 화가 난다”고 했다.

양평=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