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1년 넘게 만성두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몇 번씩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과 어깨가 당기고 결린다. 두통이 점차 심해지면서 눈 주변까지 쿡쿡 쑤셔 진통제를 처방받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여러 병원들을 다니며 긴장성두통, 신경성두통, 편두통, 우울증 등 다양한 진단을 받아 치료에 나섰지만 끝내 원인을 찾지 못했다.
김씨처럼 여러 병원을 전전긍긍하며 CT, MRI 검사에 경동맥 초음파, 뇌파검사를 받았지만 정확한 두통의 원인을 찾지 못했거나, 장기간 진통제를 처방해도 낫질 않는다면 경추성두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경추성두통은 목 관절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아 한 쪽 뒷머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목 근육이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로 인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경직되면 경추디스크의 일부가 밀려나오면서 염증 물질을 분비하거나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데, 이처럼 척수신경이 압박 또는 자극을 받으면 그 신호가 뇌에 전달되면서 통증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신체 각 부위로 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질환이므로 잦은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나 이명, 손저림, 눈충혈, 어깨결림 등을 동반될 수 있다. 특히 교통사고와 같은 갑작스런 충격으로 인해 목이 앞뒤로 크게 젖혀진 경우 절반 이상이 경추성두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교통사고와 같은 외부충격이나 노화를 제외하면 경추성 두통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경추성두통을 예방하려면 자세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시 목을 앞으로 쭉 내밀거나 숙이는 자세는 피하고, 일정시간 한 자세를 유지했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목의 피로를 풀어 주어야 한다. 수면 시에도 약 5-6cm 정도의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가 우선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며, 환자의 70~80%가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신경차단술이나 도수치료를 통해 만성적으로 과도하게 흥분된 신경을 조절해야 한다.
신경차단술은 과흥분된 신경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법이다. 신경차단술을 통해 신경 주변의 염증을 진정시키고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준 후 일상적인 활동으로 다시 돌아갈 경우 증상이 재발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 악화의 반복을 먹기 위해 도수교정치료를 통한 자세교정이 필요하다.
천안센텀정형외과.신경외과병원 이병용 신경외과 원장은 "두통치료에서 진통제 사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두통을 느낄 때마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당장의 통증은 사라질 수 있지만 약물의존성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고, 질환이 얼마만큼 진행됐는지,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빨리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신경외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