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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에 반기’ 러 재벌3인, 英에서 연쇄 의문사

신변 위협에 영국 망명 후 잇단 사망
영국 경찰, 살인 사건으로 조사
WSJ, “푸틴이 러 기업가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헤럴드경제] 영국 망명 후 잇달아 의문의 죽음을 당한 러시아 재벌 3인방이 모두 이른바 ‘반 푸틴’성향의 러시아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푸틴 정부에 ‘눈엣 가시’로 여겨지던 유력 기업인 3인방이 영국에서 잇달아 의문사 했으며, 영국 경찰은 사실상 ‘살인 사건’으로 해당 사건들을 간주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1990년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안전보장회의 각료, 국회의원을 거치며 정계 실세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 시기에 민영화된 석유ㆍ방송 등 국영기업들의 지분을 대거 사들여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로 급부상했다. 그는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에 오르는 과정에도 적극 개입해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푸틴의 올리가르히 숙청 과정에서 베레좁스키는 ‘반 푸틴’ 성향으로 돌아섰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부자증세를 단행하는 등 신흥 재벌 숙청을 본격화 하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소유기업의 지분을 대부분 내놓고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2013년 자신의 집 욕실에서 샤워 커텐으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그는 파산 상태였다.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인자 베레좁스키의 오랜 개인 경호원으로도 활동했던 알렉산더 리트비넨코는 지난 2006년 독살 당했다.

베레좁스키와 친분이 깊었으며 러시아 대선 후보로도 나섰던 바드리 파타르카치슈빌리도 지난 2013년 영국 망명 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식 사인은 심장 마비로 알려졌지만 의문사로 꼽힌다.

올해 3월에는 베레좁스키의 측근인 니콜라이 글루시코프도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런던 뉴몰든의 자택에서 강아지 목줄로 목을 맨 상태로 쓰러져 있는 그를 그의 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영국 경찰은 글루시코프가 목이 눌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살인사건으로 전환했다.

글루시코프는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등 베레좁스키 소유의 기업에서 일했다. 베레좁스키의 ‘의문사’ 이후 글루시코프는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1999년 횡령과 사기 혐의로 기소돼 5년형을 산 뒤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아에로플로트에서 1억2300만달러를 횡령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러시아 당국은 결석재판을 열어 8년형을 선고했다.

WSJ는 “타국에서 그와 함께 한 것은 늙은 개와 고양이 뿐이었다”고 전했다.

베레좁스키의 최측근은 모두 줄줄이 의문사를 당한 셈이다.

WSJ는 ”푸틴 정부가 반 푸틴 성향의 인사들의 죽음을 통해 러시아 기업가들을 향한 ‘무언의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 푸틴 행각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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