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희 의원, 집배원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 공개
- 높은 질병ㆍ사고에도 실효성 있는 건강프로그램 부족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노동시간을 주52시간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집배원들은 여전히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사진> 의원이 지난달 21~28일 집배원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간 5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응답한 집배원이 총 337명으로 응답자 500명 중 67%를 차지했다.
이 중 17%는 주간 61시간 이상 노동을 한다고 응답했고, 한 달에 하루 이상 휴일근무를 한다고 응답한 인원도 전체의 91.8%에 달했다.
시간외 수당을 정확히 지급받고 있냐는 질문에는 76.8%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50%가 ‘(시간외 근무수당을) 기입해도 인정이 안됨’을 꼽았다.
초과근무명령시간이 실제 업무시간을 제대로 반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8.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위해 현장에 ‘초과근무명령시간’이라는 명칭의 인정근무시간을 줄여나갔는데, 인력충원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정근무시간만 줄어 집배원들의 무료노동만 늘어난 셈이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시행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박상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거나 앓아본 적 있냐는 질문에 전체의 97.7%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만성피로(91.5%), 자상ㆍ창상(72.7%), 심리적 우울ㆍ불안(65.7%)을 겪은 적이 있다는 답변도 많았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에서 시행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4건으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다는 비율은 30% 미만, 참여도는 20%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2%는 지난 1년간 몸이 아파도 출근해 일한 날이 6일 이상 된다고 밝혔으며, 병가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로는 ‘동료에게 피해를 줄까 봐’ (59.6%), ‘대체인력 부족’(37.4%) 등을 꼽았다. 집배 환경에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는 인력충원(46.5%)과 과도한 업무량(38.1%) 등이 꼽혔다.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2020년까지 이륜차 1만 5000대 중 1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사업에 대해 응답자 중 85% 이상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택지와 골목길에 진입할 수 없어 도보 이용 거리와 업무시간이 현저히 늘어나기 때문에 근무여건에 맞지 않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다.
이철희 의원은 “집배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우정사업본부의 여러 대책이 쏟아졌지만 정작 집배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요자와 면밀히 소통해야만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의 핀트가 맞지 않으면 예산만 낭비될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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