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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에만 통하는 백화점 값질… 해외명품과 국내 브랜드 수수료차별 여전
[헤럴드경제(대전)=이권형 기자] 백화점의 해외명품 매출액이 매년 증가해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백화점에 내는 판매수수료는 국내 브랜드보다 훨씬 낮아 해외-국내 브랜드 간 수수료 차별을 두고 영업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 인천부평갑)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루이비통, 샤넬 등 해외명품 브랜드의 매출금액이 3조1244억원으로 2015년 2조6577억원보다 17.6%나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화점별 해외명품 매출액은 신세계백화점이 1조165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롯데백화점이 1조196억원, 현대백화점이 9396억원으로 지난해 3사 백화점 순 매출액 6조3194억원의 4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해외명품 브랜드가 매출금액에 따라 임차 수수료로 백화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 금액도 지난해 4645억원으로 2015년 3679억원 대비 26.2%나 급증한 가운데 실질 판매수수료율은 14.9%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백화점 납품 중소기업 브랜드의 판매수수료율 23.1%, 대기업 21.4%보다 7~8%p 낮은 저율의 수수료가 책정된 것이다.

특히 백화점 3사의 매출액 하위 10위까지의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의 실질 판매수수료율은 24.1%로 해외명품 브랜드보다 9.2%p나 높게 내고 있다.

약정 수수료율에서도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가 최대 39.0%인 반면, 해외 명품 브랜드는 최저 9.0%인 점 감안하면 무려 30.0%p나 차이가 난다. 이와 같은 해외명품 및 국내 브랜드 간 수수료 차별은 원가 비용에 근거해 책정되기 보다는 브랜드 협상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해외명품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다 보니 백화점이 여타 국내 브랜드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 브랜드에는 높은 수준의 판매수수료율을 요구하거나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올 2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10개 중 2개 업체는 부당한 수수료인상 요구 등 백화점으로부터 불공정 행위를 1번 이상 경험했다고 조사됐으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도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해외명품 브랜드 간 수수료 차별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공정위에서 백화점, 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율을 조사해 공개하고 있지만 그 격차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유섭 의원은 “일반적으로 해외명품은 백화점에서 갑의 위치에 있고 중소기업 제품은 백화점이 갑의 위치에 있다”며 “유통산업에서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을 위해 산업부가 백화점 판매수수료의 적정성 및 산정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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