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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3대책 뚫고 솟은 ‘대장주’ 아파트
강남4구 등 가격 상승폭 회복
공급확대=인기지역 가치 확인
“호가 중심일뿐” 회의적 시각도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경매4계. 감정가 17억7000만원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 전용 142㎡(19층)가 경매로 나오자 12명이 몰렸다. 21억5110만원에 입찰한 박모 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1.5%나 됐지만 지난 8월 이 단지 같은 크기가 22억원(9층)에 실거래됐었다.

올해 초 17억~18억원 수준이었던 이 아파트 매물은 10월 현재 인근 중개업소에 25억원(9층)으로 단 한건 나와 있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주춤하던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자들의 문의는 꾸준해, 호가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 지역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KB국민은행 주간 아파트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용산구 등 인기지역 아파트값은 직전 조사 기준일인 9월17일 보다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강남구는 0.26% 올라 전주(0.22%)에 비해 더 올랐다. 송파구는 0.6%, 강동구는 0.62% 각각 뛰어 모두 전주 상승폭(순서대로 0.51%, 0.45%)에 비해 더 뛰었다. 용산구도 지난주 0.35% 올라 전주(0.23%) 보다 오름폭이 다시 커졌고, 마포구는 0.48% 상승해 전주(0.5%)와 비슷하게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9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집주인은 호가를 낮추려하지 않는데, 매수 희망자들은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해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거래가 별로 없는 가운데 호가 중심으로 시세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위 ‘대장주’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수도권에 30만가구 공급 대책을 내놓은 건 사실상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한 셈이며, 공급 후보지로 언급되는 지역 중엔 선호도가 높은 곳이 별로 없다는 풀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정부 대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강남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최근엔 지방 거주자들이 ‘대장주’로 꼽히는 강남 등 인기지역 집에 대해 매수 문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 시세 흐름을 나타내 ‘대장주’ 지수로 통하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9월 한 달 사이 5.43%나 올랐다. 이는 KB국민은행이 이 지수를 조사한 2008년 12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이다.

다만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수석 컨설턴트는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는 수요가 많아 오를 때 가장 먼저 오르고, 빠질 땐 가장 늦게 하락하는 게 특징”이라면서도 “다만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와 곧 있을 금리인상 움직임 등으로 강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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