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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S교육방송, 어린이 방송 도중 색조 메이크업 세트 증정 논란
[사진=지난 2일 방송된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프로그램 캡처. 어린이 시청자에게 색조 메이크업 세트를 포함해 논란이 됐다]
-어린이 시청자에 주는 선물에 화장품 포함돼
-시청자들 “공영방송서 어린이 화장 부추기는 셈” 항의
-제작진 “선물 선별 세심하게 못했다…화장품선물 삭제”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EBS에서 생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방송 도중 어린이 시청자에게 색조 ‘메이크업 세트’를 선물로 증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화장을 부추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제가 됐던 방송은 3일 오후 6시에 방영한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이하 아이들이 주로 시청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방송 말미에 있는 ‘행운의 여보세요’ 코너에서 진행자는 전화 통화가 연결된 시청자에게 선물 돌림판을 돌려 선물을 증정하는데 이날 돌림판에는 ‘메이크업 세트’가 있었다. 립스틱, 매니큐어 등으로 구성된 색조 화장품 세트였다. 다른 선물로는 과학 완구세트, 영어전집 세트, 키즈 파크 이용권, 보드게임 세트, 어린이 건강식품, 인형샵 세트 등이 있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어린 아이에게 메이크업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즉각 항의했다. 

[사진=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 글들.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에서 어린이에게 화장하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고 항의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당장 메이크업 세트를 선물 판에서 빼달라”는 다수의 글이 올라왔다. 7살 10살 딸을 키우고 있다는 한 학부모 시청자는 “언제부턴가 딸들이 갑자기 화장품을 사달라고 하길래 무슨 화장품인가 싶었다. 요즘엔 초등학교에서도 화장한 고학년들이 간혹 있다고 해서 놔뒀는데 알고 보니 방송에서 화장품을 준다고 하더라”면서 “안 그래도 아토피가 심해서 피부에는 되도록 좋은 것을 쓰려고 하고 있는데 아이들 방송에서 화장품을 준다니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시청자도 “방송에서 무언가를 선물로 준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결국 공영방송에서 아이들에게 ‘화장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셈”고 항의했다. 여성들이 탈코르셋 운동 등 꾸밈 노동으로부터 해방하고자 하는 시대 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시청자는 “여성들이 강요된 외모 가꿈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오히려 거꾸로 어린 아이들에게 색조 화장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돌림판의 선물들은 수시로 교체되는데 지난 9월 19일부터 돌림판 선물 중 하나로 ‘메이크업 세트’가 들어갔다.

시청자의 항의가 계속되자 제작진은 4일 오후 ‘메이크업 세트를 내리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돌림판에 들어간 메이크업 세트가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4일 돌림판 선물에서 이를 삭제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제공되는 선물 선별을 세심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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