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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지금 ‘탄소제로 도시’ 싹틔우는 중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전경. [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英 서튼 ‘베드제드’ 세계 첫 에코도시
바이오가스 연료로 전기·난방 활용

中 ‘동탄 프로젝트’ 2050년 조성계획
전기·수소차만 통행…인구 50만 규모

진천 친환경타운 1년 실증운전 성공
시스템 수정·보완…국내 확대보급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 도시는 지구촌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75%를 사용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0%를 뿜어내는 지구 환경 파괴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급격한 도시화에 대처하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 연구결과들은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까지 환경 중심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가뭄, 물 부족, 해수면 상승 등의 기후변화 문제로 인한 타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중심에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일명 탄소제로 도시가 있다.

영국은 지난 2002년 런던 남부 서튼에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도시인 ‘베드제드(BedZED)’를 건설했다. 이곳 주민들은 석유, 도시가스 등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지붕에 부착한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를 통해 얻어진 전기 및 온수를 사용한다.

또한 자연 환기 및 자연 채광 설계, 고성능 외단열 시스템, 고기밀 창호 등으로 냉난방에너지를 줄이고 있다. 베드제드는 다양한 에너지절감 시스템 덕분에 인근지역의 일반 가정과 비교했을 때 전기소비량 45%, 물 소비량 50%, 온수용 에너지 소모량 81%를 절감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 2000년대 초부터 베이징올림픽, 상하이 국제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기존 도시기반 시설의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선두에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도시를 기치로 내건 ‘동탄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동부 연안 동탄섬에 2600만평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동탄 신도시는 오는 2050년까지 50만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다. 이곳에는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쌀겨, 볏짚 등의 바이오 연료를 난방에 활용한다. 또 차로에는 오직 유해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만이 달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제로 도시에 대한 열망은 중동 등 부유 산유국들도 예외가 아니다. 석유 자체가 유한한 자원인데다 이미 오래전부터 고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탄소제로도시를 ‘포스트 오일 시대’ 대책으로 설정한 것이다. 약 220억 달러가 투자돼 조성된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시티가 이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지난 2008년 마스다르 사막에 착공된 이 신도시는 인구 5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실제 마스다르시티는 고 에너지 효율시스템, 친환경 교통체계, 그리고 폐기물 재활용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의 방법으로 탄소배출을 제로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도시 중심에는 대형 태양열발전소가 들어서고 시내 곳곳에는 풍력발전기가 운용된다. 또한 각 건물의 지붕과 외벽에 태양전지를 부착하는 한편 쓰레기의 50%를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소각해 추가 전력 생산에 투입한다.

이외에도 캐나다의 독사이드 그린, 호주의 모어랜드, 리비아의 그린마운틴 등이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반한 탄소제로도시 비전 실현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신재생 및 미활용 에너지 기반의 에너지공급 시스템을 갖춘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1년여에 걸친 실증운전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신재생과 미활용에너지원을 이용한 단위 지역의 에너지자립을 목표로 지난 2016년 11월 준공식을 가진 이래, 실증운전을 수행하면서 고등학교, 도서관 등을 포함한 6개 공공건물에 난방 및 온수급탕용, 냉방용 열원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의 분석 결과 지난 1년 간 버려지는 잉여 태양열을 저장했다 재사용하는 계간축열조와 연계된 태양열 시스템으로부터 약 63%의 난방 및 온수급탕 열원이 직접 공급됐으며, 남은 열을 히트펌프의 저온열원으로 활용해 만든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약 80%의 열에너지(약 480MWh)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부족한 열에너지는 지열과 하수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는 히트펌프를 통해 공급했으며, 여름철 냉방기간 중에는 냉수를 생산해 고등학교를 제외한 5개 공공건물에 냉방열원을 공급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저렴한 심야에 히트펌프를 가동해 생산된 냉ㆍ온열을 축열조에 저장해놓았다가 주간에 공급함으로써 전력부하를 평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실증단지 내 6개 공공건물에서 사용한 전력소비량의 약 1.37배(약 970MWh)를 생산한 것으로 측정됐으며, 신재생에너지 생산·활용으로 연간 약 2억5000만원의 경제적 수익이 창출되고 중형차 360대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하는 약 720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실증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이 보다 효율적으로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수정·보완하고 있으며, 유사한 시스템의 국내 확대보급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곽병성 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에너지 및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함으로써 범지구적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에너지신산업의 일환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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