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헌고등학교에서 올해 초 실시한 학칙 개정안에 대한 교육 3주체별 설문 조사 결과.[출처=인헌고등학교] |
- 두발ㆍ복장 규정, 학생과 학부모ㆍ교사 의견 엇갈려
- 조희연 “최소 50% 이상 되어야 학생 의견 반영된 것”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의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촉발된 두발 형태(염색 파마 등) 자유화와 편안한 교복 공론화 향방은 결국 학생의견 반영 비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7일 출입기자 차담회를 통해 학생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면서 공론화 주제와 방향에 대해서는 제시했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교육 주체별 의견 반영 비율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논의 과정에서 학교구성원들의 진지하고 심도 깊은 공론화 의견수렴 과정(설문조사, 토론회 등)과 학생생활규칙(학교규칙) 개정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존중해 학생들의 민주적 효능감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적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선언적인 내용만 제시했다.
공론화 과정에서 학생 의견을 어느정도 반영해야 ‘적극 존중’하는 것인지, ‘민주적 효능감’을 체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 제시가 없었던 것이다.
편안한 교복 관련 공론화 계획에 있어서도 학생 의견 반영 비율에 대한 내용은 ‘공론화 의제2’로 제시하고 있을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발 형태 자유화와 편안한 교복 관련 공론화는 결국 학생들의 의견 반영 비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두발과 복장 규정을 개정한 서울 인헌고등학교의 사례를 보면, 공론화 대상에 대한 교육 3주체(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의견이 확연히 엇갈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학칙 개정안에는 등하교시 지정된 교복을 착용하고, 두발 길이를 제한하는 내용에 포함됐는데, 이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는 찬성 비율은 각각 100%, 93.8%에 달했지만, 학생은 찬성 비율이 45.9%에 그쳤다.
두발과 복장과 관련한 수정된 학칙에 대해 학생들의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지만,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결국 두발과 복장 공론화를 통한 학칙 개정의 경우 학생들의 의견 반영 비율에 따라 학칙 개정 원안의 내용이 달라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학생의견 반영 비율이 학칙 개정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차담회에서 학생 의견 반영 비율과 관련해 “최소한 전체 의사결정에서 (학생 의견 반영 비율이) 최소 50% 이상 되어야 학생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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