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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혼밥’ 스트레스…“안 먹고, 늦게 먹고, 급히 먹고”
[사진=헤럴드경제DB]

-지겨운 혼밥…대충 식사로 ‘강제 다이어트‘
-종일 카페서 커피ㆍ샌드위치로 때우기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개강하니 혼자 밥 먹는 게 고역에요.”

새학기가 시작된 9월의 캠퍼스, ‘혼밥’하는 학생들의 스트레스와 건강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혼밥하는 학생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속사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지난 학기 혼밥으로 3㎏이 빠졌다는 대학생 정수현26ㆍ가명) 씨는 “이번 학기에도 ‘혼밥은 강제 다이어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12학번인 정 씨는 “아는 후배들은 많지만 4학년은 좀 더 치열하게 다니고 싶어 혼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매일 편의점 음식으로만 끼니를 때우다보니 학기말엔 물려서 못먹겠더라”며 끼니를 자주 거른다고 밝혔다.

취업준비 등으로 바쁜 대학생들 다수는 정 씨처럼 끼니를 편의점, 카페 등에서 판매하는 제한된 메뉴로 때우거나 굶는 일이 잦다.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78.4%가 혼밥을 해봤다고 응답했지만, 혼밥ㆍ혼영(혼자 영화)ㆍ혼놀(혼자 놀기) 등의 행위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이보다 낮은 65.6%에 그쳤다. 응답자의 34.4%는 여전히 ‘함께 할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해 3명 중 1명은 아쉬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은 대학생 혼밥족들도 건강이 위태로운 건 마찬가지다. 제한된 메뉴만 먹다보니 균형잡힌 식사가 불가능해서다. ‘카페 혼밥족’ 서영수(27ㆍ가명) 씨는 지난학기부터 종일 카페에서 자소서를 쓰면서 샌드위치나 빵으로만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한자리에 앉아 빵 같은 밀가루만 먹으니 속이 좋지 않다”며 “잠을 쫓으려 쓴 아메리카노를 몇잔씩 마시다보니 헛구역질이 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혼밥하는 대학생들의 영양불균형은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직장인 및 대학생 453명은 혼자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를 대충하게 된다’(35.8%)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게 된다’(19.2%)고 응답했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주로 먹는 메뉴 1위부터 5위는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으로 나타났다. 밥 먹는 상대가 있는 가족 식사의 경우 백반, 고기류, 찌개, 해산물요리, 중식 등 다양한 메뉴가 나타난 것과 비교해 단조롭고 영양소도 제한적이다.

대학생들은 과일과 채소 등 건강한 음식을 가장 적게 챙겨먹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4)’따르면 하루 500g 이상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20대 비율은 25%에 그쳐 50% 이상을 기록한 40~60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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