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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명품도시’→‘악취도시’로 전락

- 악취 명확한 원인 대부분 ‘미궁’… 시민들 고통에 시달려
- 인천시, 급기야 ‘악취 관리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서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 인천이 ‘악취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올 들어 인천시내 곳곳에서 악취 발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등으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부상하면서 형성된 ‘명품도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천시도 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민 300만 도시 인천은 올해 들어서부터 신ㆍ구 도심권 곳곳에서는 발생하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광역시 등 관계 기관들은 악취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악취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반발과 함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2시50분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서구 청라국제도시 일대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 약 100여건이 접수됐다.

인천시 서구는 청라국제도시 일대에서 악취 신고가 빗발치자 곧바로 원인 조사에 나섰다.

서구는 인근 수도권매립지 제 2매립장에 있는 매립 가스 포집정에 균열이 생겨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복구 작업을 요청했다.

이 포집정은 직경 50∼60㎝의 관 형태로, 평소 매립 가스를 모아뒀다가 이송 관로를 통해 인근 에너지 발전소로 가스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제 2매립장에는 이러한 포집정이 699개 있다.

매립지공사 측은 현재 덤프트럭을 투입해 포집정에 생긴 균열을 흙으로 메우는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지난 2일 저녁 비가 많이 내리면서 포집정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악취팀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포집정 수백 개의 상태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남구 도화동 일대에서도 심한 악취가 발생,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시각 인천시 남구 도화동 뉴스테이 아파트단지를 비롯해 인천기계일반산업단지와 약 50m 정도 떨어진 아파트 일대에서 악취가 발생해 민원이 제기됐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인근 공업지역에서 날아오는 악취가 시간이 흐를 수 록 심해지자 환경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고 집단대응에 나섰다.

이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모(53) 씨는 “지난 2월 입주 후 겨울이 지나 창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플라스틱 타는 냄새’ 같은 이상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악취가 나면 두통이 날 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지난 4월 말부터 4개월 넘게 시도 때도 없이 광범위한 악취가 퍼져 이 곳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송도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가스냄새, 분뇨냄새 등 이상한 냄새가 계속 나 머리가 아플 만큼 심하다”며 “혹, 가스가 아닌지 무섭기도 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도지역에서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차례 200여건의 악취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실시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밖에도 서부간선수로(인천 부평~경기 김포 농업용 수로)와 계산천이 만나는 지점 부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악취 피해를 입었다.

청라국제도시에서도 악취 발생이 계속 이어지자, 지난 2011년에는 청라 주민들이 방독면까지 쓰고 시위를 벌이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이 ‘악취’라는 고질적인 전염병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송도, 영종, 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눈부신 급성장으로 인천이 동북아경제중심도시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명품도시’ 답지 않게 ‘악취’라는 전염병에 도시가 곪아가고 있다.

급기야, 인천광역시는 악취 관리 강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는 최근 악취 민원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모니터링을 체계화하고, 악취 분석 장비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악취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악취배출원을 신속하게 찾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주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ㆍ연구원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 운영 ▷악취 측정 장비(악취시료자동채취장치, 악취분석차량) 확충 ▷악취 배출 사업장에 대한 기술진단 및 악취방지시설 개선 보조금 증액 등의 강화 대책을 추진해 악취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또 악취의 성분을 분석해 배출원을 정확히 찾기 위해 연 내 악취 전용 분석 차량 1대를 확충하고, 악취시료자동채취장치를 60대 추가 구입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업장에서의 악취 배출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관내 중점관리사업장 78개소에 대한 전담공무원제를 지속 운영키로 했다.

또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와 함께 추진하는 악취기술진단을 하반기에도 추가로 실시하고, 업체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악취방지시설 개선 보조금을 기존 연 2억원에서 내년에는 연 5억원으로 증액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악취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산업단지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우리시의 특징 등을 반영해 인천의 실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악취 제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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