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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교육청ㆍ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공방…경찰수사 속도 낸다
경찰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교무실과 교장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챙겨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수사 중에도 학교ㆍ교육청 공방
-학부모들 촛불 야간집회는 일주일째 계속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교무부장의 두 쌍둥이 딸이 나란히 문ㆍ이과 전교 1등을 하며 불거진 서울 숙명여고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학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지는 와중에 압수수색이 이뤄지며 일부 학부모가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지만,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45분까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숙명여고 교장실과 교무실,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교사 A(53)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수사관 15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은 교육청 감사 결과에서 지적된 시험지 결재와 검토 과정과 관련된 CCTV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압수수색이 진행될 당시 학교에서는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모의평가인 9월 모의평가가 진행되는 중이었다.

시험날인 탓에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들은 학교 내부로 경찰차가 진입하는 것을 보자 불만을 나타냈다. 한 학부모는 “하필 중요한 시험이 진행되는 중에 압수수색을 진행해야겠느냐”며 “시험이 끝난 다음에 할 수는 없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남 학부모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압수수색 상황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일부 학부모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하게 됐다”며 “압수수색 대상은 교무실과 교장실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수사의뢰 이후에도 계속되는 학교 측과 서울시교육청 간의 신경전이 있다. 숙명여고는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지난 5일 오후 추가 입장문을 내고 “학부모님 및 학생들의 의혹을 최대한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관할 수서경찰서에 신속한 수사를 하여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 감사결과 징계 권고를 받은 전 교장, 교감 및 전 교무부장, 고사 담당교사에 대하여 사립학교법에 따라 징계절차에 착수했다”며 “학교는 객관적 사실규명을 위하여 강제수사를 포함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는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일부 감사결과를 반박했다. 학교는 “교무부장이 단독으로 50여분 동안 시험문제를 결재했다는 내용에 대해 교육청에 이의를 신청하겠다”며 “정답이 정정된 11개 문제에 대해 쌍둥이가 그대로 오답을 썼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이 직접 인터뷰에서 “숙명여고 의혹은 심증으로 확실하다”고 말하는 등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학교와 교육청 모두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방을 이어가며 경찰은 수사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 감사 자료와 압수물 분석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교의 자제 요청에도 일주일째 학교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수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야간 촛불 집회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측은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고3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며 “관련 없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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