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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유치원 입학식서 여교사가 웬 봉춤 공연?
중국 선전의 한 유치원 입학식에서 여교사가 봉춤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트위터]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유치원생들 앞에서 여교사에게 클럽에서나 볼 수 있는 봉춤을 추게해 학부모들이 격분하는 일이 발생했다. 봉춤을 춘 여교사는 해고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경제특구인 선전에 거주하는 미국인 마이클 스텐대트는 지난 3일 사립유치원 신샤후이의 입학식에 자녀를 데리고 갔다가 3~6살의 아동 앞에서 봉춤을 추는 여교사를 보게 됐다.

짧은 검정 바지를 입은 여교사의 옷차림은 시내의 클럽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몇몇 소년들은 웃으면서 봉춤을 지켜봤고 소녀들은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고 스텐대트는 묘사했다. 일부 엄마들은 아이를 안고 서둘러 현장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스텐대트는 트위터에 봉춤 동영상과 함께 “이 유치원에서는 10일간의 군사훈련도 실시되는데 머신건과 대포가 전시돼 있다”며 “유치원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걸린 깃대 옆의 봉에 매달려 춤을 추는 것으로 아이들을 환영하다니 미친 짓”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봉춤이 ‘국제적인 좋은 운동’이라고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스텐대트는 유치원 측의 설명에 격분하며 학비를 환불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유치원 내부에는 봉춤을 가르치는 학원의 광고도 걸려있어 스텐대트는 유치원 원장과 봉춤 학원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바오안지구 교육청은 봉춤이 “부적절”하다는 판단 끝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유치원 측이 공개적으로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해당 여교사를 해고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유치원 원장 라이 롱은 ”공연의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점검하지 않았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입학식에서 프로페셔널한 무용가를 초청해 학부모 앞에서 공연하면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며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또 “아이들에게 봉춤을 가르치지는 않을 것이며 단지 이런 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유치원 봉춤 사건에 대해 “아마 아버지가 아이들을 데리러 유치원에 자주 오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비꼬았다.

중국에서는 장례식장에서 더 많은 조문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봉춤을 추기도 한다. 지난해 대만에서는 50명의 여성이 속옷 차림으로 정치인 텅샹의 운구차 위에서 봉춤을 췄던 사례도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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