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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2분기 성장률·국민소득 발표] 건설투자서 제조업까지 위축…식어가는 성장엔진

정부 부동산 정책 여파 주택·토목건설 감소
설비투자도 5.7% 한파…2년여만에 최저
“3·4분기 0.91~1.03%성장땐 2.9% 가능”


경제 성장의 한 축이었던 투자 부문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도 커졌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의 주인공이었던 반도체의 슈퍼 호황이 일단락된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건설 투자 역시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올해 전망했던, 잠재 성장률 수준의 2.8% 성장도 위태롭게 됐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투자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분기 기업이 생산을 목적으로 한 투자지출인 총자본형성(계절조정)은 133조8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보다 2.8% 줄어든 수준이다. 총자본형성 중 생산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총고정자본형성도 123조4228억원으로, 2.9% 줄었다. 기업들이 그만큼 생산을 위한 투자 지출을 줄였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우리 경제성장의 한 축이었던 설비투자가 대폭 줄었다. 2분기 설비투자액은 39조126억원으로 전기 대비 5.7%나 줄었다. 감소율만 따지면, 2016년 1분기(-7.1%) 이후 2년 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항공기나 선박 등 운송장비의 투자가 9.3% 줄어 감소폭이 컸으며, 기계류 투자 역시 특수산업용 기계 등을 중심을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기대비 2.1% 줄어든 62조35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신시설이나 산업플랜트 등 산업시설과 관련한 토목건설이 4.7% 줄어 눈에 띄었다. 건물건설도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면서 1.1% 감소했다.

기업의 연구개발(R&D)와 관련이 있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22조3302억원으로 0.7%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총투자율은 31%로, 전기(31.4%)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총고정자본형성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도 -0.9%로 하락 반전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그간 GDP 중 0.4~0.5%포인트가량 성장에 기여했지만, 2분기에는 오히려 0.5%포인트 줄이는 역할을 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까지 집중 투자됐던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투자가 일단락됐고, LCD는 중국 쪽의 공급이 많이 늘면서 관련 투자가 줄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투자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지만, 올 하반기 투자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사실 적다. 한국은행에서도 하반기에도 투자 부문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 계획이 얼마나 실행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은도 올해 설비투자 전망으로 상반기 1.8%, 하반기 0.6% 등 하반기에 투자 증가율이 줄어들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의 큰 축이었던 투자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우리나라 전체 경제 성장률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2.9%, 하반기 2.8% 등 올해 2.8%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반기 성장률이 2.8%에 불과했고, 하반기는 이보다 더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성장률이 한은의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은은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신 부장은 “상반기에 조사국 전망인 2.9%보다 낮게 나왔지만, 현재까지 나온 지표로만 보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연간 2.9%의 성장을 하려면 산술적으로 3, 4분기 평균 0.91~1.03%씩 성장하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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