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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예산안 앞두고 재정확대 우려…유럽도 빚공포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EPA연합뉴스]

포퓰리즘 정권 공약 공공부채 증가 불안
국채 금리 3% 넘어서…채무 불이행 가능성 주시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탈리아 정부의 재정확대 예산안 공개를 앞두고 유럽의 금융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고조시키면서 유럽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레이드웹(Tradeweb)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금리 간 스프레드는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3%를 넘어서며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만큼 이탈리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이탈리아발 불안으로 유럽 주식에서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유럽 주식형 펀드는 25주 연속 순 유출을 기록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유로존 주식 보유 비중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015년 1월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살다나 주식 펀드 매니저는 “이탈리아가 심리적으로 타격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WSJ은 이탈리아 정부가 올가을 공개하는 예산안에 투자자들은 채무 불이행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의 위기 가능성은 지난 6월 극우 ‘동맹’과 좌파 ‘오성운동’의 포퓰리즘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 예견됐다.

현재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달할 정도로 높아 유럽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반면 올해 성장률은 1.2%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동맹’은 일률 과세를 통한 감세를, ‘오성운동’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제안한 일률 과세와 연금 개혁안 등으로 정부 지출은 GDP의 4.5%~7%가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재정적자는 GDP의 3%를 넘을 가능성이 커진다. EU가 권고하는 재정적자 3%를 넘어서는 것이다.

살다나 매니저는 WSJ에서 “나는 이탈리아 예산안을 매우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예산안이 순조롭게 지나가면 투자자들이 다시 유럽 주식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1일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재정 확대가 정부의 공공 부채를 늘려 이탈리아 신용에 잠재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은 정크등급 1~2단계 위인 BBB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1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미 ‘부정적’으로 내린 무디스도 조만간 신용등급을 낮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경제규모가 유럽연합(EU) 내 3위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주요 은행들이 막대한 채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주요 은행들이 흔들리고 유로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고 커지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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