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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 쏟아져야 ‘호우경보’…불확실 예보 묘책없는 기상청
태풍·폭우 늑장중계 국민 공분
기상청 “급격한 기상변화 속수무책”


태풍에 이어 폭우다. 기상청이 앞서 제 19호 태풍 솔릭(SOULIK)의 경로를 수차례 번복한 데 이어, 지난 28일 폭우까지 늑장 중계하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는 근본 원인이 계속되는 한 예보의 불확실성을 해결할 묘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 28일, 기상청은 오후 7시 40분 서울 지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이미 오후 6시 무렵 시간당 43.5㎜ 물 폭탄이 쏟아진 뒤였다. 예비특보나 호우주의보도 없이 폭우가 쏟아진 뒤에야 발령된 늑장 호우경보에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수의 불만을 반영한 듯 청와대 국민소통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는 올여름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를 비난하는 청원글만 수십 건이 올라와 있다. 기상청을 폐쇄하라는 요구부터 미국ㆍ일본 등 해외수준에 버금가는 기상청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까지 모두 비판일색이다.

청원 게시글 중엔 잘못된 예보로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는 사연들도 포함돼 있어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상황에 따라 업무에 크게 영향을 받는 야외 근로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류센터에 대차 수리를 하고 있다는 한 청원인은 “야외에서 하는 일이라 비가 오면 업무를 쉬어야한다”며 “비가 오지 않는다고해서 스케줄을 잡았는데 며칠째 비가 와 생계가 곤란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비판에 대해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거시적 기후변화’가 근본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날씨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예보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올여름 거듭된 예보 실패를 두고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앞으로도 이번 폭우와 같은 급변 상황에선 초단기 예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폭우를 미리 예상하지 못한 이유는 기상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라며 “지금 사용하는 영국식 수치모델 대신 2020년까지 한국식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해당 모델로도 이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기상상황은 예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수치모델의 허점은 레이더나 위성자료를 분석한 초단기 예보로 대응하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28일 밤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기습 폭우는)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전하며 예보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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