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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입주 한 달 됐는데 연이틀 침수라니”…신축 아파트 주민 뿔났다
경기 파주 운정 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폭우에 아파트 단지가 물에 잠겼다. 시공사가 다음날 임시 조치를 했지만, 지난 29일 비가 다시 내리며 단지는 다시 침수됐다. [사진=독자 제공]

-200㎜ 넘는 폭우에 침수된 운정 신도시
-임시 조치에도 침수 반복되자 입주민 분노
-시공사 “예상 밖 폭우 탓…추가 조치 중”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입주를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연이틀 침수되자 입주민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공사의 임시조치에도 폭우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입주민들은 “밤마다 직접 물을 퍼내야 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경기 파주 운정 신도시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입주한 A(40) 씨는 요즘 쏟아지는 비만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최근 폭우 때마다 단지가 물에 잠겨 밤에는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밤새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28일 밤부터 시작됐다. 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이날 파주 운정 지역의 강수량은 216㎜를 기록했다. 기록적 폭우에 오후부터 단지 내 배수로에서 물이 역류하기 시작했고, 흙탕물은 금세 발목까지 차올랐다. 밤새 넘친 물 때문에 700세대가 넘는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밤새 추가 피해를 걱정해야만 했다.

이날 지상에서 넘친 물은 지하주차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주차된 차량 일부와 지하 배전시설에도 물이 찼다. 이날 밤늦게 지하실을 확인하던 관리 직원은 넘친 물 탓에 가벼운 감전사고까지 당했다. 이날 주민들이 확인한 침수 피해만 2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파주 운정 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폭우에 아파트 단지가 물에 잠겼다. 시공사가 다음날 임시 조치를 했지만, 지난 29일 비가 다시 내리며 단지는 다시 침수됐다. [사진=독자 제공]

시공사는 주민들의 항의로 다음날인 지난 29일 빗물 우회로를 만드는 등 임시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날 밤 다시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아파트는 다시 침수됐다. 일부 주민들은 건물 안까지 물이 들어오자 한밤중 직접 양동이를 들고 물을 퍼내야 했다. 일부 주민들은 “조치를 했다고 해서 지하주차장에 주차했는데, 밤새 흘러들어온 빗물 탓에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민들은 “10~20년 된 아파트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침수 피해가 입주 한 달밖에 안 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졌다”며 “아파트 시공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 30일 국토교통부에 시공사를 상대로 부실시공 신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협의회장은 “물난리 이전에도 입주민들의 하자보수 요청이 계속 있었다”며 “시공사의 임시조치에도 다시 아파트 단지가 침수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시공사 측은 “단지 내 일부 배수시설이 불어난 강수량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빗물이 역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흘러넘친 빗물이 건물 내 환기장치에 유입되며 지하층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되풀이된 침수 피해에 시공사는 지난 30일 침수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에 들어갔다. 시공사 관계자는 “예상 밖의 폭우에 다시 침수 피해를 겪은 주민들에게 죄송한 심정”이라며 “폭우가 그치는 대로 재발방지를 위해 추가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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