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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메세나를 키우자]“과학 대중화, 韓 미래 달린 일…의미ㆍ재미 동시에 잡는다”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카오스재단 이사장) [제공=카오스재단]
- 카오스재단 설립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 과학콘서트 100여회 개최, 매년 4000여명 참석
- “과학자에 대한 존중ㆍ사회적 지위 높아져야”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카오스콘서트 무대 위로 스포트라이트가 비춘다. 누군가 무대에 오르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사이에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잠시 수줍게 미소짓던 강연자가 입을 연다. “자, 여러분. 양자역학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카오스(KAOS, Knowledge Awakening On Stage)는 ‘무대 위에서 깨어난 지식’이라는 의미다.

토크쇼를 보듯 웃고, 강연자들과 함께 수학이 최고인지, 과학이 최고인지, 혹은 필즈상과 노벨상 중 어느 것이 한수 위인지 떠들다 보면 어느새 과학이 한층 친근해 진다.

올해로 출범 4년차를 맞은 카오스재단은 과학 강연, 콘서트 등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을 실천하는 공익과학재단이다. 그동안 개최한 강연과 콘서트만 100여회, 매년 4000여명 이상이 현장을 찾았다. 인터넷 생중계로 콘서트를 보는 사람도 약 2만명에 달한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카오스콘서트 현장 [제공=카오스재단]
지난 21일 카오스재단을 설립한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카오스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미래는 과학지식과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며 “과학 대중화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단순히 ‘교양으로서의 과학’ 뿐만이 아닌 ‘미래를 위한 과학’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다가오며 주목받는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바이오산업 등이 모두 기초과학, 순수학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의대, 치대에 가려는 사람은 많아도 자연과학을 하려는 사람은 적다. 과거에는 장래희망으로 과학자를 꼽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찾기 힘들다”며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견인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자의 사회적 지위를 보다 높이고 이들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본금 나눠주기 식의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다. 우리나라가 매년 막대한 금액을 과학 분야의 연구개발에 쏟고 있지만, 노벨상은 커녕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며 “자금 지원을 한다고 끝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 대중화에서 그가 중점을 둔 것은 ‘의미’와 ‘재미’다. 과학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것부터가 인식전환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재미만을 강조하면 단순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가 돼 버린다”며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으로 전달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여를 돌아보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대중은 과학에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고, 연구실에만 틀어박혀있는 과학자들을 무대로 나오게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금은 오히려 대중들이 과학자들을 무대로 데려오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관객 중에는 나이 드신 분들도 많으신데 10강 중 8강 이상 참석하는 등 열정이 대단하다”며 “그러다보니 대중과의 소통에 의미가 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약 10년 정도 후에는 과학문화 확산 활동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친구들, 가족들 사이에서 과학이 대화 주제가 되고, ‘과학자’가 우리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과학자들과 대중이 한발씩 서로에게 다가서는 과정”이라며 “과학 대중화를 위한 여러 새로운 시도들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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