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이동 예상경로. [사진=기상청]

-日, 가고시마현 1400세대 피난권고 등 큰 피해
-제주도 산지 500mm 물폭탄…수도권 등 지날 듯
-정부 중앙재난대책본부 가동 등 비상체제 돌입

[헤럴드경제=이원율ㆍ김유진 기자]일본에 상륙한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위력이 심상치않다. 최고 500mm 폭우와 강풍을 동반하고 점차 세력을 키우고 있는 솔릭이 한반도 서쪽으로 접근하면서 우리 정부도 전방위적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태풍 솔릭은 지난 21일 일본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 사이에 있는 아마미섬 지역을 통과했다. 초속 45m의 강풍과 함께 폭우를 뿌려 아마미섬 7900세대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본 정부는 가고시마현 약 1400세대에 피난 권고를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3시간 마다 내놨던 태풍경로 발표를 최근 1시간 단위로 바꾸고 ‘솔릭’과 ‘시마론’ 등 일본에 상륙하거나 근접한 태풍의 예상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풍 솔릭은 22일 오전 9시 중심기압 950hPa로 서귀포 남남동쪽 약 340㎞부근으로 서북서진하며 한반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솔릭은 23일 새벽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오후에는 서해남부해상까지 북상하며 점차 국내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솔릭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방을 관통하는 시점은 24일 새벽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진출하며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경로는 태풍이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던 이전 경로에서 한층 서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한동안 태풍 길목을 터줬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태풍 속도를 늦추고 예상 경로에도 영향을 끼쳤다.

태풍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태풍의 우측 반원과 가장 가까운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과 전남 서해안은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위험반원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편서풍대인 한반도 상공에서는 태풍의 왼쪽보다 오른쪽에서 더 강력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우측 반경에 든 서쪽 지역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23~24일 태풍의 영향으로 서울 및 수도권과 전남 등에 강한 폭우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강수량은 (22일부터 23일까지)제주도 100~300㎜, 제주도 산지 일부 500㎜ 이상, (22일부터 24일까지) 전남 및 경남서부에 100~250㎜,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일부는 400㎜이상이다.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ㆍ경기, 강원, 충남, 전북은 50~100㎜, 일부는 150㎜ 이상 강수가 예상된다. 같은 기간 서해안과 경기북부, 강원북부는 200㎜이상, 태풍 영향을 덜 받는 경남동부, 경북, 충북 일부 지역에서도 30~80㎜, (24일) 울릉도ㆍ독도에 10~40㎜ 가량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북상 중인 태풍 ‘솔릭’에 인명피해가 없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부도 태풍 대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전방위적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행정안전부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각 시ㆍ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으며 각 단체장에 재해취약시설 사전점검을 요청한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1일 오후 6시 태풍 대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행안부는 앞서 오후 5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태풍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단계’로 높이기도 했다.

행안부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각 시ㆍ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고 있다. 또 각 단체장에 재해취약시설 사전점검을 요청하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해외출장 자제 등 복무관리도 요구했다. 특히 제주도를 두곤 타워크레인 안전조치, 태양열판 고정, 폭염 그늘막 4개소 철거 등 지시를 내린 상황이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