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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이세경 KOTRA 도쿄무역관 과장 ] 문화의 부드러움이 지닌 힘, 일본의 3차 한류
도쿄를 대표하는 번화가이자 패션, 음악 등 문화의 중심지인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한국 아이돌의 광고를 일상적으로 접하게 된다. 2018년 빌보드 상반기 TOP ARTISTS 2위와 3위를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이 차지한 것만 봐도, 2016년경부터 시작된 SNS발 인기로 자연스럽게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온 3차 한류는 여전히 건재하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3차 한류는 자연스럽게 분야를 확장해 나갔다.

최근 한국의 2호선과 같은 야마노테센에서 한국 기업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 쇼핑백을 들고 있는 10~20대를 여럿 마주친 경험이 있다. 한국 아이돌의 화장은 일본식 화장과는 미묘하게 다른데, 그러한 한국식 화장에까지 관심을 갖는 일본 젊은층이 확실히 늘어난 것이다.

@COSME(이하 앗토코스메) 인기 화장품 랭킹을 봐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상당하다.

앗토코스메는 일본 최대 규모의 화장품ㆍ미용 종합 정보 소셜 사이트로, 1400만건에 달하는 네티즌의 입소문(クチコミ, 구치코미, 코멘트 평가를 의미)을 통해 선정하는 ‘코스메 랭킹’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명실공히 독보적 잣대로 인식될 정도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수출 실적으로도 잘 드러난다. 2013년 이후 매년 감소하던 대일 화장품 수출은 3차 한류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한 2016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6년 1억8313만7000달러로 전년대비 32.5% 증가한 이후, 2017년 23.4% 증가, 2018년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37%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트렌드, 문화 전파의 파급력은 관련 제품의 수출, 그 이상으로 나타난다. 일본 대표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에 ‘한국 메이크업’을 검색해보면 ‘한국 메이크업 투어’, ‘한국 메이크업 체험’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회적 체험 서비스에 대한 관심으로 끝나지 않고 최근에는 ‘한국 메이크업 유학’까지 등장했다.

한국 메이크업 자격증 취득 코스의 경우, 초반 6개월간은 한국어 집중 수업이 이뤄지며, 후반 4개월간은 한국어 교육과 메이크업 교육을 함께 받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 내에서 ‘한국 메이크업 전문학과’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1965년 설립된 패션, 디자인, 메이크업 등 분야의 전문학교로 유명한 ‘반탄 디자인 연구소’는 2017년 봄 학기부터 2년제 헤어ㆍ메이크업 학과 내 한류메이크업 전공을 개설했다.

한국과 일본은 외교 문제로 항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에 관심이 큰 일본 10~20대는 SNS를 통해 접한 ‘한국 문화’를 실시간으로 일본에서 파급시키고 있는 중이다. ‘문화’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힘을 지녔다. 일본에서의 ‘한류’라는 문화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식 메이크업의 인기는 화장품 수출 그 이상으로 관광, 교육 분야 등 콘텐츠, 서비스로까지 경제적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있다. 이에 문화 교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력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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