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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 션샤인’, 팩션사극이 역사 고증을 할 때에는...

-일본군과 대치하는 미국군의 존재?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5회(7월 21일 방송)에서는 미 공사관 앞에서 일본군과 미국군이 대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진 초이(이병헌)에게 당한 일본군 하사가 병사들을 이끌고 미 공사관을 찾아가 “미군이 일본군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따졌고 유진 초이가 “우린 마음을 다쳤다”고 맞서자 양 측 군인들은 총구를 서로에게 겨눴다.

이어 유진 초이가 일본군에게 “귀관들은 방금 미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맞냐. 딱 한 발 쏘면 전쟁 시작이다. 먼저 쏘겠냐. 내가 쏠까”라고 경고하자 일본군들은 서둘러 철수했다.

하지만 실제로 당시에는 미군 부대가 조선(대한제국) 땅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이 시대를 연구하는 역사학자가 주장하고 있다. 극적 전개를 위해 실제 역사에 없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다.

신미양요(1871년)부터 대한제국 수립 선포(1897년, 연호 광무)로 이어지는 당대는 미국 군대가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 1883년 부임한 초대주한미국공사 푸트와 대리공사 포크, 의료선교사로 주한미군 전권공사가 되는 호러스 알렌으로 이어지는 시기에도 미국 공사관(서울 중구 정동)을 방위하는 몇몇 군인만 있었을 뿐이라는 것.

이 역사학자는 “갑신정변(1884년) 이후 고종의 안위가 위협받던 때도 궁에 들어와 왕을 호위한 사람은 권총을 찬 미국 선교사들이었다. 미국 군대가 있었다면 당연히 미국군이 들어왔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전에도 구한말 의병운동 연구가인 연세대 오영섭 연구교수가 고증의 허술함을 지적한 바 있다. 신미양요 당시 미국인이 조선 땅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표현했고, 고애신(김태리)이 화승총이 아닌 연발총을 사용한 것은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유진 초이와 고애신은 구한말의 격변기 복잡한 시대상이 반영된 가공의 인물이라 얼마든지 작가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실제 역사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역사상의 팩트는 역사 드라마라 해도 틀리지 않는 게 좋다.

이건 팩트(역사)에 픽션(허구)을 가미한 '미스터 션샤인' 같은 팩션사극에서도 공히 적용된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인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고종과 대원군 등 실제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 초반 "이 드라마(미스터 션샤인)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창작된 이야기이며 일부 가상의 단체와 인물을 다루었음을 알려드립니다"는 자막 첨가로 실제 역사와 틀리는 부분이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육룡이 나르샤'에는 3룡이 허구적 인물이지만 정도전, 이성계 등 실제 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역사적 고증이 필요했던 것과 같은 얘기다.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 관계자는 “수많은 열강들이 조선에 들어와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걸 영상으로 강하게 배치했다. 남의 나라에서 힘 자랑하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역사적 사실을 간과하는 건 아니다”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니 조금 긴 호흡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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