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점심의 사회학⑫] 돈 벌면서 무료 식사ㆍ헬스까지…일석이조 ‘점심 알바족’
한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진열대에서 담배를 꺼내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짧은시간 할애하는 용돈벌이용 알바
-업주들도 선호…“인건비 절약 가능”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대학생 이연준(27) 씨는 지난해까지 학생식당에서 그릇닦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근무시간은 정오에서 오후 2시까지 단 두시간. 최저시급과 함께 점심식사를 제공받는 조건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면 온 몸이 땀 범벅이 되지만, 학교 주변에서 자취를 하는 그에겐 식대를 아끼면서 용돈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였다.

이 씨는 “밥도 먹고 용돈도 벌고, 운동도 한다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대만을 위한 알바도 있다. 점심시간이면 일손이 몰리는 식당이나, 오피스ㆍ대학가 인근의 편의점, 오픈 후 중간시간대 점검이 필요한 헬스장 등이 주로 점심시간대 알바를 뽑는 업체들이다.

구인 사이트에 ‘점심시간대 알바’를 검색하면 점심시간에만 근무자를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근무시간이 짧은 만큼 알바비도 적지만 점심시간에 맞춰 점심식사를 제공하거나, 헬스장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노무사 시험 준비생 최모(29) 씨도 집 근처 헬스장에서 청소 알바를 한다. 근무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 주택가인 이 곳은 오후나 돼야 손님들이 많이 찾는 편이어서 점심시간에 청소가 진행된다.

최 씨는 “헬스 기구를 닦고 바닥을 걸레로 훔친 뒤 남자 라커룸과 샤워장을 청소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면서 “무료로 헬스장을 이용해도 된다고 해서 일을 마치고 운동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처럼 단시간 알바생을 쓰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최저시급이 인상되면서 이처럼 단시간 근로자를 뽑는 업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동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31) 씨는 “점심 근무자는 근무시간이 짧기 때문에 시급을 1만원 정도 쳐준다”면서도 “그래도 장시간 근무자를 쓸 때보다 인건비 측면에서는 절약이 된다”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라면집을 운영하는 양모(29) 씨도 “점심시간대에 서빙 담당 직원을 한 사람만 모집하면, 주방장과 서빙직원으로 일이 분업이 되면서 한 사람 고용 이상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