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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끓는 한반도]脫원전의 역설?…최대전력수요 8830㎾ 돌파로 원전 재가동
[자료=전력거래소]

당초 예상보다 한달가량 당겨져…전력 수요 예측 실패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의 脫원전 정책이 머쓱해졌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23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넘자원전을 최대한 가동키로 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8월 둘째, 셋째 주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한달가량 당겨진 셈이다.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은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불허 등 탈원전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 수요를 너무 낮게 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한수원은 전력 피크 기간 내 정비 중인 원자력발전소 5기의 재가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전력수요가 이날 오후 8830만㎾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8830만㎾는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여름철 하계수급대책’에서 예상한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다. 역대 최고치인 올해 2월 6일의 8824만㎾보다 높다.

지난 13일 시작된 폭염이후 지난 주에만 세 차례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경신했다. 예비 전력은 1000만㎾ 아래로, 예비율은 10.7%로 떨어졌다. 정부는 당초 8월 2~3째주 전력 수요가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시기가 훨씬 일찍 찾아온 것이다.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이 빗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발표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겨울철 최대 전력 수요가 정부 목표치를 넘어섰고,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 목표치도 이미 지난 16일 최대 전력수요(8630만6000kW)가 종전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2016년 8월 12일 8518만3000kW)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는 지난 16~20일 원전을 16기까지만 가동하면서 석탄과 LNG 발전을 늘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했다. 이 기간 석탄발전은 56기에서 59기로 3기가 추가로 가동됐고, LNG 발전은 228기에서 230기로 2기가 늘었다.

원전 대신 석탄과 LNG 발전이 늘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뿐만 아니라 발전비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유연탄과 LNG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올랐다. 유연탄 가격의 경우, 이번달 둘째 주 톤(t)당 118.88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 59.62달러대비 2배가량 올랐다. 아시아 지역 LNG 가격도 이번달 둘째 주 100만BTU(천연가스 거래단위)당 10.4달러로 2016년 같은 기간 5.6달러보다 4.8달러 올랐다.

결국, 폭염 속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한수원은 원전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비하느라 세워놓은 원전 2기의 재가동 일정을 앞당기고, 다음달 중 점검에 들어가려던 2기의 정비 착수 시점을 여름 이후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방법으로 최대 수요량의 약 6%에 해당하는 전력 500만kW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54.8%까지 낮췄던 원전 가동률을 한시적으로 탈원전 이전 수준인 80% 내외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내세우면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1년여만에 다시 원전에 손을 벌리고 있는 셈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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