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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美와 달리 글로벌 쿼터 적용…보호무역 확산 우려 고조

- 전체 물량 초과시 관세 25% 부과
- 수출다변화 과제 국내업체 타격
- 보호무역 전세계 확산 우려 고조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유럽연합(EU)이 19일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잠정적으로 발동됐다.

미국으로 수출되던 제품들이 EU시장으로 몰려와 EU업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의 국가별 수출 쿼터(할당)와 달리 EU의 세이프가드 잠정조치는 글로벌 쿼터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전체 물량을 두고 물량을 소진하면 그때부터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19일 EU 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EU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EU로 수입된 평균 물량의 100%까지는 지금처럼 무관세로 수입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잠정조치는 세이프가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최장 20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EU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라 미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물량이 EU로의 쏠림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이번 조치는 미국발 수출 물량이 축소됨에 따라 갈 곳 잃은 세계 각국의 잉여 물량이 EU로 유입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 속도와 무역보호조치의 확산이다.

EU가 ‘글로벌 쿼터’를 적용하다 보면 수출하는 순서대로 배정될 수 있다.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없다 보니 특정 국가의 수출이 급격히 늘면 다른 국가는 무관세 물량이 최근 3년 평균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 이어 EU까지 보호무역조치에 동참을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미국의 물량이 줄면서 EU로 눈을 돌렸지만 EU마저 문을 잠그면서 또다른 시장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철강사들의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0.4%(330만2152톤)였다. 이는 인도, 터키, 중국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EU를 미국의 대체 시장으로 보고 수출을 확대해왔다.

실제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로 최근 몇 달 새 국내 철강업계의 대 EU 수출 비중은 증가세를 보여왔다. 미국 수출 비중이 지난 2월 12.1%에서 5월 5.9%로 하락하는 동안 유럽의 수출 비중은 12.2%(32만7010톤)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세이프가드 조치보다 전세계 보호무역이 확산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각 나라마다 문을 걸어 잠그면 사실상 수출물량 감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철강업계와 민관 대책회의를 열어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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