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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탁생산 넘어 개발도 참여…제약 트렌드가 된 ‘CDMO’
최근 제약업계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CDMO는 제약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에스티팜 90년대부터 노하우 축적
SK바이오텍, 사업 규모 확대 지속
삼성바이오·셀트리온도 진출 선언
SK, 美 전문업체 ‘앰팩’ 100% 인수
관련시장 연평균 10% 성장 전망

제약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에스티팜이 CDMO 사업에 처음 뛰어든 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 셀트리온에 이어 SK와 같은 대기업까지 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CDMO 사업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전세계 제약산업에서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CDMO는 기존 위탁생산을 뜻하는 CMO에 ‘개발’을 더한 개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새로운 의약품을 실험실 수준에서 소량으로 개발했을때는 문제가 없지만 이를 대량 생산할 때는 환경 조건의 변화 등으로 고품질의 의약품이 생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CDMO 업체들은 이런 과정에서 품질을 향상시키고 오류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때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에스티팜ㆍSK바이오텍 이어 삼성바이오ㆍ셀트리온도 가세=국내에서 가장 먼저 CDMO 사업을 시작한 곳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스티팜’이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API)을 전문적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으로 지난 9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며 그동안 CDMO 분야에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2000여억원의 매출 중 원료의약품 CDMO 사업으로 90%가 넘는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의 품질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공정은 매우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며 “에스티팜은 우수 의약품품질관리기준(cGMP)에 적합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런 업체를 활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사업은 앞으로 의약품 영역에서 매우 유리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SK바이오텍도 CDMO 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기며 CDMO 사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더구나 SK바이오텍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하면서 CDMO 사업 규모를 더 키워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CMO 사업에 주로 몰두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도 바이오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두 기업은 최근 열린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본격적인 CDMO 사업 진출을 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및 생산, 품질관리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까지 했다.

셀트리온은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연구기관 및 바이오텍과 신약개발 파트너링을 체결하고 양사간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바이오 신약을 상업화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파트너링 업체는 신약개발의 전 과정에서 셀트리온의 축적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협의를 거쳐 셀트리온과 개발비용을 분담하거나 셀트리온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을 할 수도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자가면역질환, 유방암,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을 먼저 검토하고 점차 적응증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라며 “셀트리온은 허가 과정까지 거쳐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 단계의 여러 과정에서 서로 도움이 될 만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했다.

SK, 미국 CDMO 업체 100% 인수 성공=최근 SK바이오텍의 지주사인 SK는 미국의 CDMO 전문업체 ’앰팩‘을 100%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인수 금액은 800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앰팩은 지난 20여년간 원료의약품 개발 및 위탁생산에 전념한 바이오제약사다. 주로 항암제, 중추신경계, 심혈관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꾸준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도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앰팩은 미국에 본사와 공장을 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은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기조의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있어 앰팩 생산시설 인수를 통한 미국 진출은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번 앰팩 인수로 SK는 한국과 아일랜드 공장 생산량에 미국 앰팩 공장의 생산량을 합쳐 연 100만L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CDMO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CDMO 사업이 향후 제약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한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 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독립적으로 해왔다면 현재는 제약사들이 각 단계별로 경험을 가진 전문업체와 협업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이 과정이 전보다 훨씬 비용이 절감되고 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개발생산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는 향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갖게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요즘 제약업계의 화두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가장 적절한 예이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했다. 

손인규 기자/ikson@

CDMO란?=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기존 위탁생산을 뜻하는 CMO에 ‘개발(Development)’을 더한 개념이다. 즉 기존 CMO 사업이 단순히 고객사의 요구대로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쳤다면 CDMO는 여기에 위탁생산 업체가 함께 개발과정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사업모델을 뜻한다. 단순히 생산을 주문한 고객사의 입맛대로 제품 생산만을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기에 고객사는 이들 업체를 단순 하청의 개념보다 파트너사로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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