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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진실 은폐 심각…대선 경선캠프, 성추행 비일비재”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고소인과 함께 일했던 캠프 봉사자 구 모씨 증인 신문
-“안희정, 언론사 간부에 전화해 기사 막으려고 했다” 주장

[헤럴드경제=정세희ㆍ박이담 수습기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세번째 공판에서 안희전 대선 경선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9일 오전 열린 재판에는 지난해 초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구모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구 씨는 당시 고소인 김지은 씨와 일주일에 서너차례 전화 통화를 할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구 씨는 당시 캠프 분위기에 대해 “매우 수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가 능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곳이었다. 의견을 제시하면 가볍게 묵살됐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캠프 내에서 폭행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또한 술자리에서 경선 캠프 당시 팀장급 선배에게 뺨을 맞거나 머리를 맞은 적이 있다. 술자리나 노래방 등에서 성추행이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구 씨는 안 전 지사에 대해 취재하는 언론사 고위 간부에 전화를 걸어 취재를 저지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기자가 안 전 지사의 위력에 대해 취재하자 안 전 지사가 직접 해당 기자가 속한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들었다”며 “당시 안 전 지사는 간부에게 취재를 내보내지 않으면 아내인 민주원 씨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의 진실 은폐가 심각하다 느끼게 돼 재판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김지은 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정서적으로 심각하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떠올렸다. 구 씨는 “스위스와 러시아 해외순방 때 ‘자꾸 눈물이 나온다’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안 전 지사에 대한 피해를 호소한 것 같다”며 “이후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다시 가입한 뒤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구 씨는 또 안 전 지사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안 전 지사의 아들과 부인이 김씨의 사생활을 수집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5일 김 씨가 JTBC뉴스룸 인터뷰에서 피해를 폭로한 직후 안 전 지사의 아들과 부인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민주원 여사가 ‘김지은은 새벽 4시에 우리 집에 오지 않나, 교태부리지 않나 이상했다. 당신이 김지은이랑 친하니까 걔 평소 행실이랑 연애사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의 성격에 대해서는 의사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여리고 소심한 스타일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수행비서로 간다고 할 때 김 씨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배짱이 있거나 강단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떠올렸다.

구 씨에 대한 검찰의 신문이 끝나고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구 씨의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김 씨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러시아, 스위스 출장 중 구 씨와 통화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 씨는 이에 대해 “통화, 메신저,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 등 어떤 형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김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재판은 방청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내내 바닥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은 채 구 씨의 증언을 들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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