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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콘텐츠 시장 빨아들이는‘넷플릭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 갈수록 강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넷플릭스의 미스터리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예능 ‘YG전자’·드라마 ‘킹덤’ 제작 ‘화제’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질좋은 콘텐츠 제공
OTTO 동영상서비스 이미 젊은층에 어필
내년 80억달러 투자…700여편 제작 예고
연출자유권·제작비 등 창작자에 큰 매력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점점 강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20여년전에는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이었던 넷플릭스가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는 한국에서도 본격화됐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처음 진출했던 2016년 1월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한국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자들은 최근 이 같은 넷플릭스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한국 콘텐츠 창작자와 제작자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해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는 점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비는 기존 한국 콘텐츠보다 훨씬 높은데다 연출자에게 100%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국내 첫 콘텐츠인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나 넷플릭스의 미스터리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의 조효진 PD와 장혁재 PD는 연출과 제작에 관한 한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했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조효진 PD는 “주간 단위로 방송되는 한국 지상파 예능에서는 설계도 그리기, 세트 제작, 사후작업을 하기 힘들지만, 넷플릿스 제작물은 사전제작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디테일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빅뱅의 승리가 주인공이고 YG엔터 소속 아티스트가 대거 게스트로 출연해 YG의 민낯을공개하는 예능 ‘YG전자’와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의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도 제작되고 있다. 앞으로도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을 실력있는 한국 연출자와 작가들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 OTT(Over The Top)가 이미 10~30대 사이에서 바뀌고 있는 프로그램 시청 패턴과 4차산업의 기술융합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TV 기반 시청 서비스에서 인터넷과 IT가 결합한 콘텐츠 소비로 진화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는 빅데이터와 추천시스템 등의 기능을 활용해 젊은 층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지상파의 시청 패턴이 ‘뛰는 방식’이라면 넷플릭스의 콘텐츠 이용은 ‘나는 방식’이 돼가고 있다. 이때문에 넷플릭스측이 영업상 비밀이라며 절대 밝히지 않는 한국 가입자 수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는 넷플릭스 계약만으로 전세계 수출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총 25개 언어로 자막이 입혀져 190개국 시청자에게 제공됐다. 그러니 어디에서 터질지 알 수 없다. ‘범바너’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언론에서 대서특필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여 시즌2가 쉽게 결정됐다. 내수시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친 한국콘텐츠 제작자에게 시장 확보가 가능한 넷플릭스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공개된 ‘비밀의 숲’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최고의 TV 시리즈 드라마 중 하나에 선정됐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역시 대만과 일본을 제외하고 전 세계 넷플리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정해인 열풍을 해외에서도 불러일으켰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공개되는 콘텐츠는 단순 노출의 개념을 떠나 진정한 한류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가 인정받는 좋은 경로가 되고 있다고 넷플릭스측은 강조하고 있다.

‘범바너’의 김주형 PD는 “넷플릭스가 마니악하고 코미디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특화되고 다변화된 콘텐츠를 제공해 유료회원을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공개했고,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도 글로벌 라이센스권을 확보했다.

물론 아직 넷플릭스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 한국에서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부족하지만 2018년 80억 달러의 제작비 투입으로 700여편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고, 한국에서도 이미 콘텐츠의 질과 미디어 생태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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