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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찜통더위엔 ‘반바지 교복’ 안되나요?”…남학생도 불편합니다
6일 아침 등교하는 서울 한가람고 학생들. 더운 날씨에 맞게 편안하고 시원한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차림이 대다수다. 여학생도 바지 교복을 입을 수 있어 긴바지 차림으로 등교하는 모습도 보인다. 박이담 수습기자/parkidam@heraldcorp.com

-남학생들 “달라붙은 긴 교복바지에 땀 뻘뻘”
-학부모 “다림질 고역…세탁 편한 교복 확산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ㆍ박이담 수습기자] “교복 바지가 땀이 나면 잘 달라붙는 소재라 고통스러워요. 춥다고 에어컨 꺼달라는 얘기가 나올 땐 정말 죽겠어요”.

‘다리에 들러붙고 땀차는 긴 바지 하복, 앉기조차 불편한 치마, 신축성 없는 불편한 와이셔츠…’ 어른들 눈엔 단정하게만 보이는 교복이지만 학생들에겐 불편함이었다. 최근 대통령까지 지적하고 나선 불편한 교복 문제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라는 DJ DOC의 노래 ‘DOC와 춤을’이 발표된지 20년이 넘었지만 ‘반바지 교복’은 여전히 희망사항일 뿐이다.

학생들은 기존 제복형태 교복이 치마를 입는 여학생 뿐 아니라 남학생에게도 불편하고 답답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운 여름철 제복형태 긴바지 교복 대신 체육복이나 생활복 반바지를 허용하는 학교도 더러 있지만, 남학생들은 여전히 괴롭다. 정장형태 교복 구입은 필수, 생활복 등 구입은 선택인 경우가 많은 탓이다.

여름철 반바지가 허용된 학교라도 학생들 사이에선 ‘긴 하복 바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고등학생 이민형(18) 군은 “부모님이 ‘제복형태 교복이 있는데 왜 반바지가 필요하냐’고 하거나 비싼 교복에 반바지까지 또 사달라고 하기 죄송해 더워도 참는 친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김다온(19) 군도 “긴 하복바지는 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며 “덥고 불편해 사고도 입지 않게 된다. (반바지 세탁 등의 이유로) 긴 바지를 입는 날엔 더워서 에어컨을 더 틀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오른 5일, 더운 여름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고 등교하는 남학생들의 모습. 박이담 수습기자/parkidam@heraldcorp.com

이같은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학교는 반팔ㆍ반바지ㆍ후드티셔츠 등 편한 형태의 교복을 적극 다양화하고 있다. 대표사례는 서울 한가람고는 지난 2006년부터 반팔ㆍ반바지 교복을 도입했고, 2012년엔 후드티도 입을 수 있도록 추가해 활동성과 편의를 강화했다.

학교에 불어온 교복 새바람을 둘러싼 한가람고 재학생들의 반응은 현재까지 호평 일색이다. 재학생 강전영(17) 군은 “지금 입은 교복은 반바지 형태인데다 소재도 시원하다”며 “중학교 때 더운 여름에도 긴 바지를 입고 다니느라 덥고 공부하기도 힘들었는데, 다양한 교복 중 원하는 형태를 구입해서 입을 수 있어 편하다”고 설명한다.

교복 새바람을 환영하는 건 당사자인 학생 뿐만이 아니다. 2030 직장인들 역시 학창시절 내내 긴 하복바지를 입고 더워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변화에 공감했다. ‘단정한 복장’은 긴바지란 인식 탓에 긴 정장을 고수해야 하는 남성들의 고충이 학교를 떠나 직장에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날씨가 더워지니 긴바지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게 고역”이라며 “당장 회사 분위기는 못 바꾸더라도 동생들 세대는 학생들 교복부터 하나씩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기성세대의 시각 역시 변화하고 있다. 내 아이의 편안함과 함께 비싼 교복값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교복 자체를 편한 티나 반바지 형태로 간소화하면 세탁도 쉽고 다림질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줄어들 것 같아 환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처럼 ‘불편한 교복’ 문제가 공론화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3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불편한 교복 대신 생활복&체육복으로 대체해주세요’ ‘여자교복을 편하게 해주세요’ 등의 청원 글이 올라온 이후다.

현장과 정부의 목소리가 커지자 교육부도 입장을 내놨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교육감들과 협의해 점검해보겠다고 답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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