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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선밸리 대신 인도行…문재인 대통령 첫만남 촉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6년 9월1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삼성의 인도 사업 추진 현황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제공=삼성전자]

- 9일 노이다 휴대폰공장 준공식 참석
- 문재인 대통령 첫 만남 관심 집중
- 국정농단 후 삼성과 거리뒀던 현정부 변화 ‘이정표’
- 이 부회장 집행유예 석방 후 소극경영 종지부 촉각

[헤럴드경젱=천예선 기자] 6일 상반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운명의 하반기를 맞는다.

글로벌 IT 기업으로의 재도약의 기로에 선 이 부회장이 오는 9일 인도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이후 오랫동안 이어지던 짧은 보폭의 경영 행보에 종지부를 찍고 정부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그룹의 정상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인도 국빈방문 기간(8~11일) 삼성전자의 인도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 부회장과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은 물론 고위공직자가 삼성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인도 출장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과의 첫 만남 이외에도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첫번째 공식 일정이 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세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지만 모두 비공식 일정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소극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경영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 부회장은 이번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참석을 위해 선밸리 컨퍼런스도 참석하지 않는 등 일찌감치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부회장은 오는 10일부터 7일간 미국 대표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앤코 미디어 컨펀런스’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인도공장 준공식과 일정이 겹치면서 선밸리 컨퍼런스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밸리 컨퍼런스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전세계 IT리더들이 집결해 정보를 공유하며 미래 IT산업의 주도권과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이 선밸리가 아닌 인도행을 선택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보다 정부와의 소통 및 인도시장의 중요성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 판결도 남아있고 각종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그동안 경영전면에 나서지 못했는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부와 소통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고용창출 등 정부정책에 적극 화답하고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이 정부와 기업간의 소통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 적폐청산 기조를 이어온 정부가 ‘경제살리기’ 쪽으로 구심점을 돌리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일부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경제에 무게중심을 두는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기대감을 나타냈다.

물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의 인도 신공장 방문에 대해 "재판과 연결짓거나 대기업에 대한 정책적 입장 전환으로 볼 일이 아니다"며 "인도에 진출한 우리 주력기업의 의미있는 행사라 참석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업 면에서도 이 부회장의 인도 방문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에서 휴대폰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갤럭시9의 판매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6% 가량 급감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를 애플에 1년 만에 다시 내줬다. 인도 시장에서도 샤오미에 밀려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첫 공식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것은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인도는 삼성전자가 1995년 첫 진출해 20여년간 공을 들여온 시장이다. 특히 이번에 준공되는 노이다 신공장은 2016년 9월 이 부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접견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삼성전자는 6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노이다 지역 신규 부지를 확보하고 신공장 증설에 나섰다.

신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월간 휴대폰 생산량은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두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삼성전자의 서남아 총괄법인이 자리잡고 있는 핵심 거점”이라며 “이번 공장 증설로 해외 수출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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