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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팬심이 일군 80조 원짜리 중국‘좁쌀’ (aka. 샤오미)
샤오미 해외 팬들(여성)

[헤럴드경제 TAPAS = 윤현종 기자]

“샤오미가 홍콩 증시에 IPO를 신청했다...최고 60억 달러 자금 조달...기업가치는 우리 돈 80조원(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5월 초부터 국내외 매체들이 꾸준히 내놓고 있는 기사 내용 일부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만드는 그 샤오미? 그런데, 기사가 말하는 IPO는 뭐고, 기업 가치는 또 무엇인지.

구글에 쳐본다.‘샤오미 홍콩증시 IPO’. 검색 결과는 6월 27일 기준 4만9500개. 28일엔 3000개 늘어난 5만2800개.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다. 얘깃거리이긴 한데..

이 소식. 대체 나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 전에, 샤오미가 뭐하는 회사길래. 그냥 ‘대륙의 실수’ 아님?

쉽게 알아보자. 핵심은 사람(팬)과 돈(자금)이다. 샤오미란 회사는 애플과 살짝 비슷하다. 거대한 팬클럽 같다. 그리고, 그 팬덤이 지금의 샤오미를 일궈냈다.

다음 달부터 긁어모을 엄청난 돈도 결국, 이 팬들을 위해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사진 맨 오른쪽)와 그의 공동창업자들이 2010년 4월 6일 샤오미 첫 출근일에 좁쌀죽을 같이 먹고 있다 [출처=레이쥔 웨이보 계정]

1. 샤오미? 무슨 뜻이죠?

2000년대까지 중국서 샤오미(Xiaomiㆍ小米)의 뜻은 단 하나. 좁쌀이었다. 회사 ‘샤오미’도 처음엔 좁쌀만 했다. 2010년 4월 6일 베이징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 한구석 빌딩. 창업자 레이쥔(雷軍)은 사무실을 오픈하며 공동창업자 5명과 좁쌀죽을 함께 먹었다. 술잔 대신 죽그릇을 들었다.

[게티이미지]

이제 샤오미의 뜻은 ‘좁쌀’ 하나가 아니다.

2018년, 중국인에게 샤오미의 미(米)는 IT기기와 생활가전을 칭하는 대명사나 마찬가지다. 휴대폰부터 노트북ㆍTVㆍ밴드ㆍ체중계 등 제품 라인 대부분에 ‘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인이 ‘갤럭시’를 스마트폰 기종으로만 이해하는 것과 다르다. 샤오미는 그걸 넘어섰다. 전화기 제조 회사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샤오미 MI 로고

2. 해외에서 MI(미)의 뜻은?

중국 바깥에서 샤오미는 대체 무엇일까. 공식 로고 ‘MI’의 뜻을 보면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회사는 “MI는 모바일 인터넷(Mobile Internet)의 약자”라고 규정했다.

영어에 익숙한 해외 사용자는 단순하지만 확실히 이해한다. 그들에게 샤오미는 모바일 인터넷 기업이다. 샤오미는 자사 제품 모두를 MIUI(미유아이)라는 운영체제로 연결한다. 일종의 생태계다.

3. 샤오미는 왜 생태계인가요?

“어느 환경에 사는 생물군과 그 생물을 제어하는 제반요인을 포함한 복합체계”

사전에 쓰인 생태계의 정의다. 그럼, 창업자 레이쥔이 소개하는 샤오미. 그의 워딩을 그대로 따라가보자.

“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연결돼 있는 샤오미 스마트 기기 숫자는 1억 대를 넘었다”

샤오미 생태계 [출처=슌웨이(順爲, 레이쥔이 세운 벤처캐피털)]

1억대의 샤오미 스마트 기기는 생물군이다. 레이쥔은 ‘연결’이란 말을 썼다. 이게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제어 시스템이다. 레이쥔은 또 설명한다.

“미유아이(MIUI) 운영체제를 쓰는 액티브 유저는 월 1억9000만명이다”

2억명 가까운 사람이 MIUI를 이용해 샤오미 스마트기기를 쓰고 있단 의미다. 생태계의 핵심은 제어 시스템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MIUI를 “샤오미의 고갱이”라고 평하는 이유다.

4. 샤오미는 팬클럽인가요?

MIUI로 연결된 사용자 모두가 샤오미의 팬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가운데 충성도 높은 사람들이 있다. 휴대폰 외 여러 제품을 샤오미로 장만했거나, 관련 소셜미디어 계정에 ‘엄지척’ 한다.

중국선 미펀(米粉ㆍ쌀가루)으로 통한다. 한국 등 해외에선 ‘미팬(Mi fan)’이다.

회사 집계에 따르면 6월 현재 인터넷으로 연결된 샤오미 제품 5개 이상 쓰는 헤비유저는 140만명을 넘는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5개 이상의 샤오미 제품’에서 빠졌다.

대륙 소셜미디어 웨이보 팔로어로 추산한 미펀은 천문학적이다. 28일 현재 샤오미 공식 웨이보 팬은 1330만9429명이다. 창업자 레이쥔 개인 계정은 그보다 많은 1718만1988명이 팔로우한다.

합계 3049만여명(중복 포함)이 샤오미와 레이쥔의 포스팅 하나에 울고 웃는다.

해외의 샤오미 팬들 [출처=샤오미 공식 홈피]

해외 미팬은 얼마나 될까.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전 세계 샤오미 팬 3명 가운데 1명은 외국인이라는 분석이다. 팬들이 샤오미에 쓰는 돈, 즉 매출 3분의 1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아우르는 팬 페스트가 바로 ‘미펀제(米粉節)’다. 샤오미 창립일인 매년 4월 6일이다. 이날 하루에만 샤오미 제품 수백만 대가 팔린다. 수천억원 매출은 덤이다. 

[출처=칸차이왕]

5. IPO는 대체 뭘까

이렇게 거대한 생태계와 팬을 거느린 샤오미가 IPO를 한다.

IPO는 Initial Public Offering의 준말이다. 기업 공개라고 번역한다. 말 그대로다. 기업 경영 상태를 최초로 대중에게 알리는 행위다. 몇몇 개인ㆍ내부자만 알던 회사 주식을 최초로 공개하는 것도 포함된다. 쉽게 말해 창업자가 자기 회사 주식(공모주)을 회사와 아무 상관 없는 일반인에게 파는 것.

이 때 IPO하는 회사는 주식 판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결국, 회사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단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IPO를 통해 5조3000억∼6조8000억원을 모으게 될 전망이다.

미팬(샤오미 팬)클럽 [출처=미(MI)닷컴]

6. “샤오미 기업가치 ~억 달러”:팬에 의해

IPO를 마친 샤오미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유통하게 된다. 이렇게 주식의 공개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상장이라고 한다. 향후 샤오미의 주식가격(주가)은 철저히 회사 능력과 미래 전망 등에 따라 결정된다.

결정된 주가는 곧 샤오미의 ‘기업가치’를 대변한다. 이는 상장된 샤오미 주식들 가격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현재 예상되는 샤오미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고 78조5000억원 정도다. 80조원에 육박한다.

창업한 지 딱 8년 된 기업의 몸값이다. 누구 덕일까. 전 세계 샤오미 팬과 그들이 만드는 생태계가 아니라면, 설명 자체가 불가능한 기록이다. 

지난 5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샤오미 스토어 [출처=샤오미투데이]

7. 천문학적 자금:팬을 위해

샤오미는 기업을 공개하면서 천명했다.

“조달한 자금의 30%는 스마트스피커 등 핵심제품 연구와 개발에, 그리고 30%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체인 투자, 나머지 30%는 글로벌 확장에 쓸 것(중략)”

뜻하는 바. 간단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조달 자금 90%를 쓰겠단 의미다. “Just for fans”라는, 샤오미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사람들이 감동하는 제품을 착한 가격으로 만들겠다(感動人心, 價格厚道)”는 회사 미션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다.

네이버 카페 ‘샤오미스토리’ 대문화면 캡처

8. 한국 팬 30여만명…“팬 마케팅 강화”

한국엔 수 년 전부터 샤오미 팬들이 자생적으로 존재했다. 네이버 카페 ‘샤오미스토리’ 가 대표적이다. 회원 수는 34만5000여 명이다. 최근엔 서울 영등포 이마트에 샤오미 IoT 전문 매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샤오미의 한국 공식총판 (주)여우미 관계자는 “한국 샤오미 고객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내 샤오미 팬들을 겨냥한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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