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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우림, 록밴드가 정규 10집을 냈다는 의미는?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밴드가 정규 10집을 냈다는 의미는 한마디로 대단한 거다. 게다가 21년간 활동하고 있다. 록밴드 자우림 이야기다. 기타리스트 이선규는 “20년, 실감이 안난다”고 했다.

자우림이 10집 ‘자우림’을 냈다. 모두 10곡이 실려있다. 2013년 9집 ‘굿바이, 그리프’를 낸 뒤 무려 5년 만의 신보다.

자우림은 원래 4인조였지만 지난해 6월부터 드러머 구태훈이 개인사업을 하느라 팀 활동을 중단해 3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다양한 음악 장르에 도전해온 밴드답게 이번에도 다양한 색깔의 노래들이 잘 연결돼 있다.

신보에는 장난기 섞인 전자음으로 표현한 ‘狂犬時代’와 ‘아는 아이’ ‘Sleeping Beauty’ ‘영원히 영원히’ 등 노래 배치가 절묘하다. 김윤아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목소리가 잘 들린다.

“음악 작업은 매일 자학의 연속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정신줄을 놓는다. 그 시기가 지속되면 음반 일이 끝난다. 그러다 자아도취의 시간이 된다. 그게 바로 지금이다.”(김윤아)

10집 음반 작업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 때는 노래와 사운드의 완성도만을 생각한다. 김윤아는 “몽환이면서 현실적이고, 몽환적이면서 자극이 있다. 상상력을 자극받기도 한다”고 했다.

자우림은 ‘일탈’ ‘매직 카펫 라이드’ ''헤이헤이헤이' ‘하하하쏭’ 등 강렬하고 발랄, 유쾌한 히트송이 많다. 물론 기자는 ‘야상곡’ 같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더 좋아하지만. 이런 히트송이 또 나올 수 있을까 하고 물어봤다.

“그 당시 이런 곡을 만들 때도 대중적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하하쏭의 반응도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CF에 들어가면서 히트했다. 예측할 수 없다. 그런 부분은 포기한다.”(김윤아)

베이스 김진만은 “기준은 하나다. 우리 셋이 듣기 좋은 음악을 내놓는다”고 했다.

자우림이 20년간 살아남은 비결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선규는 “음악을 오래 하면 나태해지기 마련인데, ‘나는 가수다’ ‘비긴어게인2’가 필요했던 시점이 있었다. 우리도 잘 모르던 자우림의 세계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윤아는 “내가 평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TV를 보고 알게됐다. 그래서 사람들이 날 무서워하는 구나, 가만히 있어도 무서워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나가수’는 음악적으로 다른 방향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우리는 거창한 걸 안좋아한다. 거창한 건 남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가수’에서 ‘Abracadabra’ 등 거창하게 펼치는 작업을 했다. 이게 잘 어울리는 것을 그때야 비로소 알았다.”

이제 자우림 20년사(史)가 서서히 나왔다. 이들은 “우리는 엄청 싸웠다”고 했다. 무엇을 싸웠냐고 물었다.

“IMF와 밀레니엄을 살았다. 그리고 세상과 싸웠다. ‘일탈’ 가사를 들어보면 자우림의 특징이 묻어있다. 지금은 체념하기도 한다.”(이선규, 김윤아)

‘체념’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10집의 ‘狂犬時代’를 들어보면 알 수 있듯이, 갑질 사회에 대한 비판도 놓치지 않는다.

20년간 이어지고 있는 이례적인 록밴드 자우림. 언제까지 갈 것인가?

“앞으로 나올 11집을 들어보니 10집보다 후지거나, 12집도 별로다, 이러면 해체한다.”(김진만)

자우림은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한다. 세상에 말을 걸기 위해 ‘뉴스’를 열심히 본다.

“어릴 때 삐라를 주워 경찰서에 신고하면 돈을 받았다. 대학생일 때는 ‘적국의 괴수’ 김일성이 죽었다는 루머를 접했다. 지금은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엄청난 평화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좋다고 해야할지? 이번 앨범을 만들때 평화 무드의 곡을 만들었는데, 완성도 때문에 싣지 않았다. 앞으로 희망적인 이야기 나오면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김윤아)

자우림은 7월 7~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 ‘자우림, 청춘예찬’을 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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