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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나비효과]글로벌 車메이커들 “현지생산 현지판매”…제조기지 대재편?
[사진=EPA연합뉴스]

폴크스바겐그룹 “현지화, 합리적이면 가능”
FT “자동차 생산기지 재편 가속화 전망”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ㆍ알루미늄에 이어 수입산 자동차 ‘관세 폭탄’으로 확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무역전쟁의 나비효과가 전세계 자동차업체의 생산기지 대재편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올리버 블루메 독일 폴크스바겐(VW) 그룹의 자회사 포르쉐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어디서든 현지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 우리는 주저 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며 “폴크스바겐그룹은 전 세계 122개 공장이 있다. 변화된 필요와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능력을 최대로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전날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부과 계획에 반발, 3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FT는 폴크스바겐그룹도 미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처럼 관세로 인해 잠재적인 생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지난 29일 미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수입산 자동차 관세는 더 작은 GM을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생산시설 이전을 선언한 사례도 나왔다. 미국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은 지난 25일 EU의 보복 관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유럽수출용 오토바이 생산시설을 미국에서 브라질, 인도, 태국 등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유럽산 철강ㆍ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겨 EU의 보복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 데이비드슨의 결정을 “용인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전세계로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자동차 업체의 생산시설 재편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지생산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판매용은 유럽에서, 일본판매용은 일본에서 만드는 식이다.

자동차업계 분석업체인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아른트 엘링호스트는 “누군가 관세를 부과할 때 생산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안타까운 사실”이라며 “(무역과 관련된) 민족주의가 계속되면 차를 팔려는 곳에서 더 많은 생산을 해야 한다. 이는 대규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는 “블루메의 발언 등을 고려해보면 할리 데이비드슨이 생산시설 재편을 고려한 마지막 기업이 될 것 같진 않다”며 “자동차 산업은 생존을 위해 수출에 의존한다. 영국, 멕시코, 독일에서 각각 생산된 차량의 80%, 82%, 78%는 해외로 판매된다”고 했다. 또 미국에서 팔린 차량의 절반은 멕시코, 일본, 유럽 등에서 만들어졌고,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량의 5분의 1은 해외로 팔려나간다고 덧붙였다.

다만, 모든 자동차가 생산기지 개편에 유연한 것은 아니어서 업체 규모별로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T는 “토요타, 폴크스바겐 등 연간 차량 1000만대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생산을 재편할 역량이 있다. 하지만, 연간 2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BMW, 다임러 등은 고객에게 더 가까이 접근해 생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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