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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무역전쟁 역풍] EU 보복관세-자국 세금폭탄 사이 할리 데이비드슨 ‘진퇴양난’ 위기

트럼프 “공장 泰 이전 땐 종말 시작” 경고
EU “국제규칙 안 지키면 역풍 맞게 될 것”


미국 명품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드슨이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를 피하려다 자국으로부터 ‘세금폭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 이전키로 한 이 회사의 결정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할리 데이비드슨(공장)은 절대 다른 나라에 지어져선 안 된다. 절대!”라며 “지켜보라. 이전한다면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다. 아우라는 사라질 것이고 전례 없는 세금(Big Tax)을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할리 데이비드슨이 관세ㆍ무역전쟁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의 공장시설 태국 이전 계획은 이미 올해 초 결정된 것으로 관세가 발표되기 오랜 전 이었음을 지적했다.

EU는 미국이 EU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반발해 지난 22일 오토바이를 포함한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할리 데이비드슨은 25일 성명을 내고 EU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 시설을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트위터를 통해 “기업 중 할리 데이비드슨이 가장 먼저 백기 투항했다는 데 놀랐다”면서 “관세는 그저 변명일 뿐이다. 인내심을 가져라!”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도된 발언으로 할리 데이비드슨을 압박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신문은 “할리 데이비드슨은 지난 1월 원가 절감을 위해 캔자스시티 공장을 폐쇄할 것을 밝혔다”면서 “태국으로 가는 게 아니라 펜실베이니아 주 요크 공장으로 합쳐질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회사에 대해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지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케빈 하셋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세금 개혁 관련 WP 행사에 참석해 “(해외로 이전하는) 할리 데이비드슨은 흥미로운 사례지만 자료를 들여다보면 기업들이 본국(미국)으로 들어오는 거대한 움직임이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옹호했다.

반면 짐 센슨브레너 미 하원의원(공화ㆍ위스콘신)은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는 목표가 있는 접근법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U는 할리 데이비드슨의 이전 결정이 미국이 촉발한 무역전쟁의 ‘결과물’이라고 봤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국제적인, 세계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을 때는 (무역전쟁의)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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