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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가 시험기간 ‘열람실 쟁탈전’…“재학생 우선권 없나요?”
-재학생 시험기간인데…열람실 차지한 외부인
-일부 수료생 등, “취업준비 등 학교 떠날 수 없어” 눈치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대학마다 기말고사기간 도서관 열람실 자리 쟁탈전이 심화하면서 무료로 열람실을 사용하는 비재학생을 향한 재학생들의 불만이 커진다. 졸업을 미룬 수료생도 자유롭게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거나, 학교와 무관한 외부인에게까지 열람실을 개방한 학교에서 이같은 불만은 더욱 크다.

서울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A(25) 씨 역시 시험기간 자리 쟁탈전이 시작되자 열람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료생 때문에 불만이 많다. 고려대학교는 학부 수료 상태인 경우 열람실 사용료를 받지 않고 졸업유예금도 따로 없어 학교 열람실에서 종일 고시 공부를 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는 “시험기간처럼 재학생에게 중요한 시기마저 아무런 비용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재학생 편의를 무시하는 정책”이라며 “평소처럼 자리가 많은 상황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만석인 상황에서까지 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대학교 시험기간 열람실 모습. 김유진 기자/kacew@heraldocrp.com]

특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콘센트 있는 좌석’은 언제나 만원이다. 종일 자리에서 공부하려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 충전이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수십장의 PPT와 자료들을 다 프린트해서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강의 녹음파일을 계속 듣기 위해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이유다.

시험기간 열람실 자리 쟁탈전을 둘러싼 불만은 열람실을 외부에 개방한 다른 대학에서 더 크다.

서울대학교는 2000년 국립대학교의 사회공헌을 이유로 열람실을 개방했지만, 재학생 불편과 도난사고 등으로 2007년 외부개방을 축소했다. 2015년에는 새로 개관한 중앙도서관의 열람실을 외부에 더 개방하려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반발로 오히려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이같은 불만은 시험기간이 되면 극에 달하지만 졸업생도 할말은 있다. 졸업 후 학교에서 고시 준비를 하거나 취업스터디를 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졸업생의 권한을 축소할 경우, 향후 취업준비를 하게 될 후배들의 권한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졸업생 B(28) 씨는 “학점을 다 이수하고도 취업이 안돼 졸업을 유예한 학생들이 학교에 상당수 있지만, 가끔씩 주위의 시선이 따갑다“며 “고시준비나 스터디 때문에 피치못하게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사정이라 사용료를 내더라도 공간이용 권한은 계속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커뮤니티 등을 통해 휴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고시 스터디를 꾸리는 경우도 많은 만큼, 졸업생과 재학생 구분이 뚜렷해질 경우 겪어야할 불편 상황이 더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학생과 졸업생 등 외부인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다소 예민한 사안이지만, 비교적 쉽게 절충안을 찾은 곳도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평상시에는 졸업생의 열람실 사용을 허용하지만, 시험기간만큼은 사용을 제한한다. 졸업생 C(29) 씨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상황이 많지만, 완전히 분리하거나 유료화 하지 않고도 재학생을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고 설명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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