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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3% 성장전망 유지…美 금리인상, 신흥국 위기는 변수” (종합)
“완화기조 유지하지만
통화정책여력 확대 고려”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여력 확대의 필요성을 고려하겠다는 발언을 내놔 주목된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기존 4월 전망 경로대로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 보호무역주의 등의 변수가 상존해 있어 유의해서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소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통화완화 기조 유지”…인상시점 4분기로?=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부영태평빌딩 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크지 않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불균형이 커질 수 있는 점, 그리고 보다 긴 안목에서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성장과 물가의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와 그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기존 입장과 비슷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확대하겠다는 부분은 향후 경기하강 리스크에 대비한 기준금리 인상은 필요하나 서두르진 않겠다는 의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하반기에 4회(7, 8, 10, 11월)가 남아있다. 하반기 한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지만, 구체적 시점에 대해서는 이달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50bp(1bp=0.01%포인트)로 벌어져 7월이 유력하다는 전망부터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10월이 낫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의견이 분분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으로 3분기보다는 4분기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3% 성장전망 그대로…신흥국 불안, 美 금리인상이 변수=이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ㆍ설비투자가 조정을 받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성장률은 4월에 한은에 내놓은 전망치인 3%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고용부진,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지만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지난 4월에 본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념식 직후 기자들에게도 “7월에 경제전망을 내놓겠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신흥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지켜봐야 한다”면서 향후 성장전망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일부 신흥국의 금융ㆍ외환위기 가능성 우려에 대해서 별도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해외 리스크 요인들이 함께 현재화될 경우 파급효과의 향방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물가목표 하반기 점검…구조개혁 신속추진 강조=물가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에는 내년 이후 적용할 물가안정목표를 점검해야 한다”면서 “기조적인 물가흐름 및 성장과 물가 간 관계의 구조적 변화 여부를 면밀히 분석해 물가목표와 점검주기를 적정하게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2%인 물가안정목표 수정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어떤 것을 전제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연내에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잘 준비하자는 뜻이지, 어떤 방향을 정해놓고 발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에 성장ㆍ고용ㆍ소득ㆍ소비의 선순환을 제약하는 여러 구조적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때 구조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 등 새로운 이슈와 관련해서는 “남북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북한경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을 미리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분산원장기술, 핀테크 등 디지털혁신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안정 리스크와 통화정책 운영여건 변화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유효성 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정책방향과 관련해 일관성 있는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적으로는 내부제도 개선을 위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를 강조하고,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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