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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당이 그 당? 천연당의 반박

  • 기사입력 2018-06-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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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주스보다 당분·열량 높다는 클렌즈주스, 
영양소 함께 섭취 몸에 유익한 착한당
물·첨가당 넣은 농축주스와 단순비교는 무리


독소배출과 건강, 다이어트를 위해 애용되던 클렌즈주스. 하지만 최근 클렌즈 주스에 대한 소비자시민모임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졌다. 클렌즈 주스가 일반 주스보다 당분과 열량이 많다는 소비자시민모임의 발표 결과 때문이다. 과연 클렌즈 주스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구입해야 할 가치가 없는걸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클렌즈주스에 대한 개념을 바로 알면 고민은 쉽게 풀린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클렌즈주스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전이다. 그만큼 클렌즈주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클렌즈 주스의 차별성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최대한 자연 식재료를 그대로 살려서 만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들어가는 재료와 제조방식에 있어 일반 주스와는 큰 차이점이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분석대상 선정의 불균형에서부터, 항목 또한 당과 열량의 단순 비교에 치우치면서 종합적 차이 분석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클렌즈주스 당분은
첨가당이 아닌 ‘천연당’


지난 4일 소비자시민모임은 시중에 판매 중인 클렌즈 주스 5종, 오렌지 주스 10종, 과채 혼합 주스 2종 등 주스 17종을 비교·분석한 결과, 클렌즈주스가 일반 주스보다 열량과 당분이 더 많다고 밝혔다. 얼핏 결과만 보면 소비자들은 일반주스가 클렌즈 주스보다 더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이면 모두 같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양의 당분이라도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천연당’(free sugars)와 ‘첨가당’(added sugars)의 차이다.

당류는 천연당과 첨가당으로 나뉘는데, 해외 각국의 정부들이 ‘노 슈가(NO SUGAR)’를 외치며 설탕섭취를 줄이고자 하는 것은 주로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당’이다. 박현진 영양학 박사는 “첨가당은 천연당에 비해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학전문가들은 첨가당의 과다섭취는 비만, 심장병, 제 2형 당뇨 등 각종 성인병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첨가당의 섭취를 성인 1인당 1일 평균 섭취 열량(2000㎉)의 5%, 일 평균 25g로 제한하고 있다. 시중에 파는 일반 주스 중에는 단맛을 높이기 위해 백설탕이나 액상과당이 첨가된 제품들이 많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가 많이 구입하는 오렌지주스 15개 제품을 조사(2015)한 결과, 11개 제품에 첨가당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탕 대신 감미료나 올리고당, 액상과당을 넣어도 현행식품법상 ‘무설탕’이라는 표기가 가능하므로 ‘무설탕’ 주스의 경우에도 첨가당이 들어갈 수 있다.

반면 클렌즈주스에 포함된 ‘천연당’은 천연식품에 존재하는 당으로, 혈당 상승속도가 첨가당처럼 빠르지 않다.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천연당도 주의해야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박현진 박사는 “과일의 천연당은 당만 추출해 먹는 것이 아니라 섬유소, 미네랄,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를 함께 섭취한다는 분명한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일에 든 천연당을 많이 먹은 어린이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과당을 하루 13.9g(대략 사과 반쪽에 든 양) 이상 섭취한 초등학생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17.3으로, 거의 먹지 않은 아이들의 17.9보다 평균 0.6 낮았다. 강재헌 교수는 “과일의 천연당은 건강에 유익한 ‘착한’ 당”이라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총 당류(첨가당+천연당)보다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 데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영양성분표에서 당분은 총 당분양으로만 표시만 돼 있어 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천연당과 첨가당이 몸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므로 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물 섞은 농축주스와
구별되어야 할 열량


이번 조사에서 당분과 함께 지적된 열량 역시 클렌즈 주스가 100% 착즙주스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클렌즈 주스는 오렌지주스나 과채혼합주스, 즉 농축환원 주스(FC, From Concentrate)와 다르다. 농축주스는 과일즙을 끓여 농축한 뒤 물과 당, 기타 첨가물을 넣어 만든다. 반면 클렌즈주스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지그시 눌러짠 생과일 즙만을 그대로 병에 담았기 때문에 과일 특성상 열량이 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동일한 열량이라도 첨가당이나 물이 섞여 흐려진 주스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주스 구입 시 물과 기타 첨가물의 성분부터, 비가열 제조방식 등 좀 더 꼼꼼한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윤수진 순천향대학 서울병원 영양팀장은 “과일의 무기질과 비타민은 고온에서 영양소가 더 파괴되므로 저온으로 조리할 때 더 효과적으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고속으로 블렌더를 사용한 주스는 올라간 온도에 영향을 받은 영양성분들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제대로 만든 클렌즈주스 제품인지
따져봐야


단순 비교의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이 남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실험대상인 17개 제품은 ‘오렌지 주스(10종)’, ‘과채혼합 주스(2종)’, ‘클렌즈 주스(5종)’이다. 당류와 열량의 평균을 계산할 때 분야별 제품의 개수가 10종, 2종, 5종으로 모두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평균 점수를 도출하는데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오렌지주스는 시중에 파는 제품들이 많은 반면, 클렌즈주스는 제품의 종류가 많지 않았고, 과채음료는 일반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두가지 제품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제품 개수를 동일하게 맞추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털 검색만 해봐도 시중에서 클렌즈 주스로 홍보, 판매하는 제품은 수십여 가지에 이른다.

분석대상 제품 선별에서도 클렌즈 주스의 개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클렌즈 주스 품목에 포함된 ‘유어스 배드파머스 그린’의 경우 클렌즈주스가 아닌 정제수가 포함된 ‘과채주스’ 유형이며, 지금은 생산이 중단됐다. 클렌즈주스를 표방하면서 엄밀하게 클렌즈주스라 할 수 없는 단종된 제품이 비교 분석에 포함된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측은 “클렌즈주스가 법적으로 별도의 유형이 있지 않고 과채주스에 포함되기 때문에, 해독의 의미를 강조하며 클렌즈주스로 홍보하고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고상 클렌즈주스로 표기하더라도 정제수나 기타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면 클렌즈주스의 기본 개념과 맞지 않으므로 클렌즈주스 유형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과채주스와 클렌즈주스를 영역별로 구분해 비교분석한 이번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당과 열량 등 단순한 정량적 분석에만 치중하면 클렌즈주스가 가진 영양상의 이점 역시 간과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클렌즈 주스의 당과 열량은 제품마다 공개적으로 표기가 돼 있다. 하지만 클렌즈 주스 주 소비자들은 당과 열량은 물론 클렌즈 주스의 건강한 제조방식과 높은 영양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시는 이들이 많다. 이들 중 당과 열량이 조금 낮다고 물과 희석되거나 첨가당이 들어간 일반주스를 건강하다고 마시는 이들은 드물다는 것이다. 

육성연ㆍ박준규 기자/gorge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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