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주52시간 근무제 ‘눈앞’] “일하다 말고 퇴근하라고요?…업무 쌓이면 ‘무능꼬리표’ 뻔한데”
업무시간 주는데 업무량 그대로
꼼수야근 등 일상화 근무환경 우려
신규채용없는 전문직 “준수불가능”


내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 하지만 업무시간은 줄어도 업무량은 줄지 않은 상황 탓에 일부는 ‘꼼수 야근’과 ‘꼼수 내근’이 일상화 될수 있는 근무환경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달까지 법이 인정하는 주 최대 근로시간은 68시간이다.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 외에 연장근로 12시간과 휴일근로 16시간을 더 일할 수 있다. 7월부터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돼 주 52시간제로 바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둘러싸고 ‘근무 여건이 악화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줄어든 업무시간만큼 인력을 늘려야 하는데 기존 인원에게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고 근무시간을 탄력 운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다.

직장인들이 재직 기업 인증을 거져 활동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한 호텔업 종사자는 “업무시간을 줄인다는데 추가 인력 채용 소식은 없다”며 짧아진 근로시간에 똑같이 적용될 업무량을 비판했다. 결국 줄어든 근무시간 내에 똑같은 업무량을 처리하려면 업무강도만 높아지는 것 아니냔 불만이다.

한 반도체 업체 종사자는 “회사에선 업무를 과하게 주고 처리 못하면 ‘역량부족’ 꼬리표를 달 게 뻔하다. 휴가 때도 나와서 일해왔는데, 52시간제 어긴다고 신고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인력을 늘리기보단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559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신규인력을 채용 하겠다’는 응답은 26.3%에 그쳤다. 근무시간 단축이 저녁이 있는 삶으로 연결되려면 실제 업무량이 줄어야 하고, 줄어든 업무량을 담당할 추가 인력이 필요한다. 하지만 ‘신규 채용’에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상황은 신규인력 채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전문직종도 별반 다르지 않다. 회계감사 시즌에 업무량이 집중되는 회계법인에서는 “야근 없이 일처리를 어떻게 하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종사자는 “야근은 사라질 수 없다. 내부에서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52시간제 도입 불가하단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특정시기 몰린 업무를 평시로 분산해 일하자고 하지만, 감사 시즌이 돼야 업무량이 늘어나는 직종인 탓에 비시즌과 업무량 차이가 현격하다”고 밝혔다.

야근이 잦은 로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 법조계 종사자는 “출근 자유롭지만 업무량이 몰릴 땐 야근은 일상이다. 대부분 사건 수임 건수와 재판 결과 등에 따라 급여를 차등적으로 받는 별도의 사업자나 마찬가지 아닌가. 암묵적 동의하고 일하는 상황이고 그에 따른 보상도 받는 직종인데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아 난감하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