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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삭 꺼진 ‘용산 건물붕괴’…주민들 “봄부터 건물벽 불룩”
바닥 손상돼 수차례 복구 반복
건물내 칼국수집 맛집 소문
평일날 사고 생각만 해도 끔찍

일요일인 3일 서울 용산 상가건물의 붕괴사고가 있고 하루가 4일 오전 찾아가본 현장은 처참했다. 사고 건물 주변에는 출입통제선이 쳐졌고, 출근길 시민들은 사고현장을 한번씩 쳐다보며 웅성거렸다.

공사현장 인부들이 이용하던 인근 상가는 적막감만이 맴돌았다. 인근 5개 상가 내 문을 연 식당 두곳도 손님이 뜸했다. ‘아침식사 됩니다’라고 써붙인 글귀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사고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 현장에는 걱정과 의혹이 난무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해당 지역의 부실한 안전실태를 꼬집으며 매출 하락을 걱정했다. 인근 사무실의 직장인들이나 지역 주민들에게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엿보였다.

4층 높이 건물이 주저앉은 용산 한강로 2가. 사고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현장에서는 걱정과 의혹이 난무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의 현재 모습.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곳곳에 파인 구멍ㆍ지난해부터 소음 많아”=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바닥이 손상돼 수차례 복구할 정도로 꾸준히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 주민은 사고 당시 상황을 묻자 “30분동안 어안이 벙벙해서 미친사람처럼 서 있었다”면서 “(지난해) 알 수 없는 소음도 심하고, 건물이 울리는 것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기자를 동네 곳곳으로 인도하며, 파여있는 도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가 데려간 곳들에서는 손바닥만한 크기로 푹 패인 도로 한켠과 이미 파여 아스팔트로 땜질한 곳 등이 크게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20년간 장사를 해왔다는 상인 A씨는 “봄부터 건물 벽이 불룩해져 있을 만큼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고현장에 있던 직장인 이모(28ㆍ여) 씨는 “현장에 가보니 폭삭 무너진 건물과 연기만이 보였다”면서 “옆에 모델하우스 건물은 번듯이 있는데 그 앞에 건물이 와르르 무너져서 이질감 들었다”고 했다.

건물 자체가 재개발이 추진될 정도로 오래되기도 했지만, 인근 지역의 개발상황도 문제다. 용산지역에서는 꾸준히 건물 지반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해왔다.

지난 2015년 이 지역 한 도로에서는 싱크홀(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 인근에서는 이듬해 깊이가 10㎝에 달하는 균열도 생겼다. 그럼에도 인근 지역에는 개발공사가 활발히 진행했다. 지난해와 올해 인근에는 거대한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관련기관 합동감식 바탕으로 원인조사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조하면서 (건물주 등) 관계자를 소환하고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ㆍ주민 “어제 밥먹었던 곳인데”…상인들 “장사 어쩌나”=사고 원인이 나오지 않으니 인근을 생활기반으로 한 이들은 불안감과 우려를 털어놨다.

인근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37ㆍ여) 씨는 “지난주에 칼국수를 먹으려고 방문했던 가게가 폭삭 무너졌단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았다”면서 “건물에 있던 칼국수집은 맛집으로 정평이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던 곳인데, 평일에 건물이 붕괴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신모(38) 씨도 “3년전 싱크홀 사건이 생각나는 섬뜩한 사고였다”면서 “인근에 아파트도 잔뜩 올라가고 개발이 엄청나게 진행되고 있는데, 내가 그 속에서 안전한 것인지 불안해온다”고 했다.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직장인 박모(30) 씨도 “건물에 위치한 백반집에서 지난주 금요일 점심을 먹었다”면서 “주말에 건물 붕괴 소식을 듣고 놀라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라고 했다.

상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다. 사고현장 인근 식당들에는 앞으로에 대한 걱정이 만연해 있었다.

분식점 주인 최모(59) 씨는 “(안전에 대한 우려탓에) 옥상에 있는 가스버너를 (소방서에서) 다 철거해 갔다”면서 “한동안 장사를 어떻게 해야할지, 문제에 대한 보상은 해줄련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인근 식당주인은 “평소 점심시간에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왔는데, 오늘부터는 뜸할 것 같다”면서 “매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성우·정세희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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