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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한 일반담배보다 더 독한 전자담배’....‘반발하는 담배업계’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아이코스, 릴 등 국내 흡연자들 사이에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들어있는지 보건당국이 조사한 결과가 다음달 공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평가결과를 6월 13일 이전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검사에 들어간 지 11개월만이다.

그간 아이코스 등의 권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끊임없이 보건당국에 정밀한 조사를 촉구했지만 사실상 담배제조·판매사가 유해성에 관한 자발적인 자료제출에 소극성을 보여 논란을 키워왔다. 아번에 식약처가 발표할 제품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 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 3종류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출시후, 자사의 전용담배인 ‘히츠’에 대해 “과학연구 용도로 개발된 표준담배(reference cigarette)와 비교해 유해한 화학물질(타르)이 평균 90~95% 적게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전용궐련인 ‘히츠’ 연기에서 발생하는 타르 성분 함유량은 1개비당 약 0.9㎎로 ‘순한’담배로 알려진 일반담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필립모리스는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90%이상 적다고 주장한 근거로 ‘3R4F’라는 비교용도의 표준담배를 제시했지만 이 표준담배의 1개비당 타르 9.4㎎, 니코틴 0.726㎎을 함유하고있다. 애초부터 ‘고타르’의 담배와 비교한 것이다. 타르 9.4㎎는 필립모리스가 생산하는 ‘독한’담배인 ‘말보로 레드’의 8.0㎎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시민단체측에서는 이런 논리대로라면 국내 흡연자들도 즐겨찾는 ‘순한’ 담배인 타르 0.1㎎ 담배와 비교하면 오히려 9배나 많은 유해물질을 내뿜는 ‘독한’ 담배인 셈이라고 지적한다.

시민단체에서는 “필립모리스는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연구용 담배에 타르 1.67㎎의 ‘1R5F’ 같은 모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르9.4㎎의 ‘3R4F‘를 선택해 국내 담배소비자들에게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착시효과를 가져오게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약처는 그간 자체 시험방법을 개발해 인체에 해로운 니코틴과 타르 등의 유해물질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집중해서 검사해왔다고 밝혔다.

담배업계는 일반 궐련 담배와 달리, 권련형 전자담배는 가열방식으로 발생하는 증기이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적고 덜 해롭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내외 연구보고서를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타르와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각종 독성물질을 상당 수준 배출할뿐 아니라 포름알데히드와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벤즈안트라센, 피렌 등 발암물질도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도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으로 위험도 측면에서 기존의 일반 담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이런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점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을 오는 12월부터 부착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담배제조업체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성급히 암세포 사진이 있는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고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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